'친절한금자씨'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06.17 보고싶다


<친절한 금자씨>에서 내가 증말증말증말증말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
그 빵집 소년과 자고 난 다음 금자씨가 담배 한 모금 맛깔나게 빨면서 내뱉는 말.

"나는 괜찮았는데, 너는 어땠어?"

이게 성역할만 바뀌었다면 클리셰오브더클리셰 겠지만,
내뱉는게 금자씨였고 당한게(?) 소년이었기에 더욱더 빛나는 명장면이다. 

히어로물의 재미 한번 알아보겠다고
팔자에 없는 <토르>를 봤다. 너무 구려서 치유하려고 작년 여름에 봤던 <다크나이트>를 다시 꺼내봤다. 그러다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가 개봉한다기에 <엑스맨> 전편을 훑었고, 최근에는 <닥터후>에 도전 중이다.

근데 보는 매체마다 남녀성에 대한 틀에박힌 시선이 반복돼서 불편하다.
<다크나이트>에서도 그런 장면이 좀 있었고, <엑스맨>에서는 유독 <엑스맨3>랑 <울버린>을 손에 꼽고. 토르는.... 긴말 않겠다.
대체 무슨이유로 세상에 여자 독.떠.는 없는가!
안젤리나 졸리 같은 언니가 독떠가 나와서 위기에 빠진 나 좀 구해주고 시공간여행 좀 시켜주는건 왜 실현될 수 없는 꿈인가?
 
내가 손에 꼽는 영화 속 가장 짜증나는 장면은
남주가 사랑하는 여자가 남주의 품에서 죽어가는 장면.
여자 인생의 전부는 '사랑'이다. 라고 묘사되는게 아주 짜증나 못살겠다.
남주는 여주가 죽어도 자기 인생 목표를 향해 꿋꿋이 잘만 살아가더만. 

보고싶다!
비록 남주가 자신의 품에서 숨을 거두더라도
홀로 올곧이 제 갈길을 걸어가는 삶의 정도(正道)를 걷는 여주가.
과거의 남자 따우 '그런 기억이 있었지'라며 씁쓸하게 되새기면서 새 남자 찾는 멋진 언니가.



*사족
금자씨와 더불어 내가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는 <천녀유혼>.
이쁘고 청순하고 아름답기까지한 여주 언니 뒤로 숨는 왕귀여운 남주의 묘미.



 

세상 남주들도 좀 당하고 사는 그날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