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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3.19 인생의 오아시스-3월19일


오아시스 바로 앞 야자수 나무 그늘 앞에 앉아 있다.
이곳은 오아시스 마을- 이까

모든 것이 완벽하다. 책속의 글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오후 4시까지는 할 일이 전혀 없는 까닭에
일기 쓰고 불의기억 다시 읽고 점저 한번 사먹고 뒹굴 예정이다.


아! 좋다.
초반에는 서늘한 바람만 불다가 지금은 후덥지근한 사막 바람으로 바뀌었는데 사로잡는 풍광이 너무 멋져서 그냥 의식의 흐름조차 놓어버리고 싶네.
절대 잘생긴 서양애가 내 앞에서 웃통 벗고 썬탠해서 그런건 아니고! 헤헤

호텔 수영장 앞에서 한시간 반을 죽치고 불의기억 2권을 읽다 나왔다. 이러다가 조만간 불의 기억을 두번 완독할 태세. 여행끝까지 쓰겠다 생각했던 하이테크 펜도 바닥을 보인다. 잃어버리거나 심이 빠져서 못쓸 줄 알았는데 잘도 들고 다닌다. 여행이 너무나 무사했단 증거다.

어제부터 자꾸 환타가 땡긴다. 물이 마시고 싶고 과일이 땡기니까 그 중간 선택으로 환타를 잡게 된다. 어제 저녁에는 호텔 직원이 불쑥 자몽 하나를 내밀더니 주고 갔다. 엄청 크고 달게 생겼는데, 난 칼이 없어요 흑흑. 차마 이것까지 말하기는 좀 그렇고 말이다. 


 





샌드보딩을 하고 왔다.
아~ ㅜㅜ 이런 레포츠도 너무 좋아하는데 풍경 마저 너무 좋아... 흑흑
차라리 낮에 한번 하고 저녁 해질무렵에 한번하고 두번 신청할걸...

프랑스 친구들이 '바모스'에 걸맞는 프랑스 표현을 가르쳐줬는데 너무 어려워서 기억을 못했다. 나에게 자리를 양보하느라 투어 사람들과 떨어진 프랑스 애에게 너무 미안하다



해지는 사막은 아름다웠다. 다음에 다시 이곳에 왔을 때 또다시 노을 지는 사막을 볼 수 있을까? 문득 고정된 상수로 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를 떠올렸다. 나는 다시 돌아가서 가족과 추억을 나누고 동네파를 만나고 곰다방서 커피를 마시고 구모전에서 중국요리를 먹고 싶지만,
모두가 변한다. 빠르고 늦음의 차이만 있을 뿐.
그래도 나는 내가 자꾸만 변해가는 것을 알기에
내 변화의 척도를 가늠해줄 수 있는 고정된 장치들을 필요로 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