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트온을 접속하니 오늘 생일인 사람이 수두룩이다
여꼴통 뎡이, 한집 사는 준근오빠, 방송국에서 만난 *진이, 2학년때 우리반 이치웅
그리고 추가 한 명은 보안을 위해 굳이 말 안하겠다. (나 비밀 지켰다!!)
고등학교 때 뎡이의 생파는 항상 웃겼었다
깜짝파티의 일환으로 미션 완수 메세지를 남기고 그 메세지가 시키는 대로 하다 보면 우리의 깜짝파티 장이 나오는 건데 문제는 뎡이가 그 '미션'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거다
소리를 지르고 못기다리고 전화를 하고 바로 거기 쪽지 있다고 아무리 설명을 하고 갑갑한 심정 주먹으로 가슴을 두드리고 발을 동동굴러도...(그네가 그 당시 핸드폰을 가지고 있었던건 천만 다행이었다)
결국 뎡이는 그날 미션이 적힌 쪽지를 발견하지 못햇다. (8절 스케치북 만한 쪽지였는데;;;)
6개의 미션을 준비했었는데 결국 다 때려치고 1번 미션에서 마지막 미션으로 바로 건너 뛴 적도 있었다.
그래도 그때가 좋았다.
6월 말 내 생일과 달리 7월 8일이면 기말고사가 끝나서 항상 여유 있는 날이었고 맥너겟에 흠뻑 빠져 있던 우리는 버거세트에 맥너겟 먹는 만한 호사가 없다고 생각했엇고 뎡이 생일날을 손꼽아 기다렸더랬지. 당시 여자 ㅇㅎㅅ 이라고 불리던 내 친구 모양은 얼마나 맥*날드에 빠져 있었는지,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맥도날드라고 쓰기까지 했었다;; (그녀가 그 모사에 입사한건 졸업 후의 일이다)
하얀색 하복에 배가 나왔건 안나왔건 자꾸만 주름이 돌아가던 회색 치마 그리고 수시로 떼었다 붙여야 했던 앞판까지. 그 교복을 입고 이대를 가로지르던 생각이 난다. 고개를 돌리면 여길 봐도 우리반 친구 저길 봐도 작년 우리반 친구 모두들 아는 얼굴이라 그 익숙함이 참 좋았던거고.
습기차 약간 후덥지근한 날씨. 장마의 끝무렵.
떡볶기집에 들어서기까지 지나쳤던 많은 풍경.
어디가냐고 손 흔들면서 서로 참견하던 일까지.
참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언제나 즐거웠던,
돌아올 방학이 기대되면서 왠지 모르게 가슴 설렜던,
말 그대로 열여덟 열아홉 여름의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