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한지는 오늘로서 9일째다. 아니 오늘은 출근을 안하고 회사에서 밤을 샜으니 하루를 빼야겠다. 여튼 목표하던 취직을 했다. 목표한 월급을 받지는 못했지만 저번보단 올려받았다. 주5일을 지킬 수 있는건 아니지만, 예상보단 유연하게 쉬는 날이 있고. 커다란 팀에서 일하는 걸 꿈꿨으나, 사람들 관계가 끈끈하단 장점이 있고, 생각보다 연차 어린 피디와 일을 하게 됐지만, 그만큼의 적극성 하나가지고 날 감동시켰다. 
뭐 장점과 단점이 뒤엉켜 있고 그게 중심을 잘 맞추고 있어서 이렇다 저렇다 평을 내리기 애매한 딱 어중간한 상황.

백수 생활에 진절머리를 낼 무렵 취직이 돼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오죽하면 출근해서 아이템 찾는게 재밌게 느껴질 정도였다. 하루 사용할 수 있는 체력을 고갈시키고 집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난 다음에 집에와서 딴짓을 할 때의 기쁨이 배가 됐다. 내내 딴짓만 할때의 미비하던 재미가 잘시간 재가면서 스릴넘치게 채우면 곱절로 다가온다.

여튼 아직까지는 만족하기로 했다. 내가 일했던 첫번째 팀이 너무 혹독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오래간만에 밤을 샜다. 사실, 방송작가 치고 드물게 원고를 쓰면서도 밤을 샜던 적이 없었으니까 생소한 경험이다.

견딜만하다. 견딜만 하지 못한게 아닌게 어딘가. 아직은 견딜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