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으로 안착해 일하고 있는 도중인데, 
괜찮은 제의가 하나들어 왔었다. 
지금 일하는 공장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적'이라는 거였는데, 
큰 차이가 있는 프로그램도 아니고,

이미 안정적인 상황이라 큰 고민 없이 거절했다. 

그런데 앞으로   
'정말 하고 싶은 일이지만 불안정한 일자리'와 
'정말 안정적인 일자리'가 선택을 기다릴 땐 난 어떻게 해야할까? 

앞으로 누릴 생이 참 많은것 같다가도, 절반 왔다는 생각이 들고 
짊어져야할 짐이란 의무도 떠올리게 되니까. 
애정을 주고 애착을 쌓아온 사람들과 공간을 생각해야하니까.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됐을 때에는, 
주어진 모든 것을 훨훨 털고 과감하고 맹렬하게 도전해야한다. 
만일 그 선택을 했을 때는 빈손이니까 다시 낮아지고 부딪히고 깨어져야 하겠지. 

 

이를테면 이런것들이 있다. 

얼마전엔 친구랑 겁나 근사한 저녁을 먹으면서 참 행복했다. 

와인까지 한병 따면서 너무 행복했는데, 그러면서 겁이 났다.

한끼 근사한 저녁에 이만큼의 돈을 쓸 수 있는 '지금'이  지키지 못할까봐. 

그러면서도 또 그게 겁이 났다, 지금을 지키느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될까봐. 

 

나의 업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잘 추리고 잘 포장하는 일이니까.  
아직은 재밌다.

아는 것은 즐겁다, 알고나면 흥미진진 재미난 것들 투성이지.  
하지만 존재하는 것을 알아내고,

무언가 만들어내는 시간은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겠지. 

  

 


그래서 자꾸 망설이게 되는 거다.  
손에 쥔 것이 많을 수록,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게 겁이나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