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평평한 자전거 길을 달리는 듯한 시간이었다. 

평탄했고 그래서 평온했고 

집중하지 않더라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좋고 행복학니 했는데, 

역시 나는 약간은 바쁜 것이 좋다. 

집중하고 몰입해서 '삶을 산다'는 느낌이 팍! 드는 시간들이 더 재밌다.

 

+여름휴가

여름휴가를 가게 됐는데.., 

일주일(+팀휴일 3일)을 더하여 10일 밖에 되지 않는 날짜로는

멀리 떠날 수가 없었다.

거기다 나는 대출을 끼고 사는 가난한 빚쟁이빚쟁이빚쟁이...

기간이 너무 짧아 다음 목표로 잡았던 몽골을 갈 수 없다면,

좋아하는 친구 얼굴이라도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래서 김마망이 사는 동남아의 한 도시로 떠나게 됐다. 

안그래도 우기인 계절,

김마망의 아파트에는 야외수영장도 있고, 

아무리 덥고 비가 내린다고 해도 풀장이 눈 앞에 있다면신나지 않을까?

책도 읽고 만두가 추천해준 생강마사지도 김마망과 받아보며 우정을 돈독히하는 시간도 가져보지 뭐. 

호캉스를 예약했고 근사한 프렌치 레스토랑에 메일도 넣었다 

쇼핑지와 목록을 정하고 야시장 투어와 

꼭 가야하는 전쟁박물관

더불어 프랑스 식민지 문화가 듬뿍 남은 캬페도 가보기로 했다.

 

여튼 그러고도 휴가가 4일이나 남았다.

그 남는 시간에 만화방이나 다니면서

컨텐츠 보충이나 해야겠다 싶었는데 

오줌싸개님의 은혜로운 문자가...,

 

"나 혼자 나OO 리조트 예약했다 낄려면 끼던지" 

"재워는 줄게. 리조트 함 검색해봐봐"

 

검색하고 ... 네. 놀랐읍니다... 

하... 오줌싸개님 아름다운 리조트네요... ㅠㅠ 

마침 날짜도 내가 은지마망네 도시에서 아웃하는 날짜부터 시작해서 정확하게 3박4일...

이것은 신께서 "너는 저 나라에 더있다와야만 한다 더 있다 와야만 한다" 등 떠미는 수준 

급하게 아웃하는 공항 날짜 변경하고

은지마망네 도시에서 저가항공 예약하고 수하물 추가하고 

그렇게 예약을 마쳤다. 

 

그리고 오늘 ㅋㅋㅋㅋ

뚱토의 출현!!! 

"나도 나OO갈래. 니네들이랑 놀래! 뎡아 너도 가쟈"

 

고 하여 참가 인원이 늘었다.

여꼴통과 함께하는 3박4일 상상만으로도 짜릿하다.

낮에는 수영을 할것이며 

약간 헐벗고 여꼴통 다함께 맛사지를 받을 것이며

조식부페에서 뽕을 뽑는다는 것이 어떤것인지를 보여줄것이며

리조트 입성과 동시에 맥주를 한궤짝 주문하여

3박4일 술판을 벌여볼것이다. 후후후

 

평탄해서 무료한 나날이었는데

해당 나라 책 사서 읽고, 음식점 갈 곳 알아보고 여행노트 사고 

휴가에서 입을 옷 쇼핑하고

예산잡고 스케쥴 짜고 놀 계획 잡으면서 

오랜만에 의지가 콸콸콸 용솟음친다.  

 

 

+다이어트 

몰타와 아프리카를 돌아다니던 그 시절보다, 

노트북을 마주보고 사는 삶이라, 살과 지방이 더 붙을 수 밖에 없는데, 

예전에 입었던  휴가복+더운지방에서 입어야할 옷들을 다시 챙겨보니, 

입으면 굉장히 추해진다는 현실과 직면 했다.

흑흑

휴가까지 근 4-5주... 한달..

한국의 옷은 박하기 이를데 없어서, 외국보다 훨씬 작게 나온다.

여튼 그 더운 나라에서 꽁꽁 싸메고 다닐수는 없고, 

벗고는 다녀야겠지만 

외국의 방대하고 너그러운 시선에서 벗어난지 근 3년

어느새 한국인렌즈 장착하고 보니 이거 가능한 수준인가 자꾸 의문이 든다 흑흑 

그래서 한달 남짓 남았으나, 남은 기간만큼은 열심히 달려보기로 했다. 

거의 포기상태였던 유산소를 좀 추가하고 

큰근육 위주로 고고 고고고!!

무리는 하지 않고 뺄 수 있을만큼 뺴보련다. 

 

+공부

요즘 하고 있던 고민 중에 하나가, 

쉬는 시간이 무료하다고 느끼고 있는데..,  

봄철에 도서관 다니면서 이거저거 공부하던것도 다 때려쳤다. 

쳇. 현재 나는 좀 빈정이 상한 상태.  

여튼, 어디서 입금이 되는 것도 아닌데, 그 공부를 다시 하고 싶지는 않고..,

얼마전에 외국인 친구들을 만났는데

예전에 비해 대화가 많이 딸린다는 판단이 들어서 

영어 공부를 다시 좀 해야겠단 생각(까지는 들었지만)까지만 했다.

좀처럼 실행에 옮길 수는 없었다.  

그러다가 친구가 준 정보 

 

"야, 벼랑에 8주간 영어녹취를 봐주는 프로그램이 생겼어."

 

이거다! 누가 시키면 그래도 해내기는 하는 나에겐 딱인 프로그램이다! 

내 녹음을 봐주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한국사람은누군가 마감 기한을 정해줘서

기한 안에 숙제를 제출해야하는 힘이 이렇게나 중요한 것이다. ㅠㅠ 

여튼 그래서 오늘 바로 등록했다. 후후후 

8주간 영어 공부할 스케쥴도 짜봤다. 우후후후후

이거이거 간만에 바빠져서 신나는구먼. 후후후후

 

 

+그리고 이제 곧 생일.

열심히 공부하고 운동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보낼 일이 가득가득 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