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10시
어제도 아침을 해결했던 센뜨로 아메리카노에서 아침을 먹고 있다. 커피와 크로와상으로 식사를 때우고 있으니 된장이라면 된장질이다. 하지만 팁을 포함해서 11페소. 2500원도 안되는 돈에 까페꼰라체 크로와상 세종류 탄산수 후고 한잔이 나오는 된장질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까페 또르또니도 그렇고 이곳 까페에는 카페인을 들이 부엇나보다. 어제도 커피 한잔에 두근두근대더니, 오늘도 짱이다. 두근두근 고동소리가 여행의 낭만을 더해주는 구나. 코딱지만한 소소한 일도 심장 뛰는 소리와 듣다 보면 신나고 재미나고 박진감 넘치게 기억되는 법.
어제는 5월광장 어머니회의 데모 모임에 다녀왔다. 수십년전부터 한결같이 같은 구호를 외친다는 것. 그 현장을 직접 보는 것. 다시 한번 이번 여행지로 남미를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슬슬 라보까로 출발해야겠다.
오후4시.
마요거라 까페 또르또니 건너편에 앉아 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벤치는 돌로 됐는데, 무척 시원하다. 겨울엔 아마 더 시원하겠지 -_-.
방금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꼭 해봐야할 것 서른가지 중에 한가지인 지하철(Subte) A선을 타봤다. 150년의 역사 답게 나무로 만들어졌다. 문은 손으로 열고 닫아야한다. 창문은... 다 열려 있다. 아무도 닫을 생각을 안한다. 근데 그게 낡은 느낌이 아니라 정말 운치 있는거다. 은은한 조명. 나무로 된 의자. 그리고 그 옆에는 백발 성성한 할머니들이 앉아 계시니까 그야말로 유럽의 살롱에 앉아 있는 느낌.
아직까지 만난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다. 한걸음 걸을 때마다 설레는 느낌. 오늘은 어떤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잔뜩 기대된다. 아아 짜릿해라~
*첫번째 곰인형.
라보까에서 64번 버스를 같이 기다려주던 대만 아주머니와 아저씨 부부.
처음엔 중국인인 줄 알고 대화를 텄다. 오래도록 오지 않는 버스를 함께 기다리고
어숩잖은 영어 한자(?)가 뒤엉킨 이야기를 했다. 대장금을 알고 계시기에 한복 입은 곰인형도 무척 반가워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