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도 춥다는 염장아닌 염장 엽서를 보내온 만두에게

백수가 되었는데 어째서 이렇게 폭풍같은 스케쥴에 시달려야 하는 걸까?
나도 답을 내릴 수 없는데 니가 답해줄 수 없는 물음이겠지. -_-

지난주에는 부산을 다녀오고, 금요일에 출근 아닌 출근을 했다가 이번주 월요일 화요일은 1월에 마무리한 기획안을 가지고 대전에 워크샵(?)을 다녀왔어. 열한시간 무의미한 회의를 진행하면서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이 시간들을 내가 얼마나 알차게 사용할 수 있을까 같은걸 분통 터뜨리며 아쉬워 했지.
 
어제는 도난방지(?)용 자물쇠 두개와 쇠줄로 된 개목걸이 (유럽에서는 기차 화장실 갈때마다 선반에 칭칭 묶어두는 역할을 했는데 남미에선 어떤 효력을 발휘할지 의문이다.) 신촌-홍대지역 헌책방을 순례하며 여행지에서 읽을 문고판(?) 책들을 샀어. <불의 기억> 하드커버 양장본 3권을 들고가는 마당에 실천문학사에서 <체게바라 평전>을 들고 가는건 너무 오바(?)라고 판단하고 있었지.
(난 체게바라 평전에 대해서 아주 학을 떼는데, 대학 다닐때 반운동권학생회 애들이 빨간색 표지의 체게바라 평전들고 다니는 걸 너무 자주 봤거든. 토익책 토마토 따위와 함께 놓인 빨간 표지를 봤을 때의 기분이 어땠는지 아니? 그날 이후로 그 책은 두 번 다시 펴보지 않았어)

여튼 신촌 북오프에 시공사 디스커버리에서 나온 체게바라 관련 책이 있더라. 시공사 디스커버리의 최악의 발번역과 억지스런 조합, 구성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작고 가볍단 이유 하나만으로 골랐다.ㅋㅋㅋ 산타 끌라라까지 가는 마당에 스페인어로 "아스따 라 빅또리아 시엠쁘레!"라고 외쳐는 봐야하지 않겠뉘? 푸하하하. 아이콘으로 박제 되어버린 것이 우습다. 우리끼리 체게바라에 대해 말도 많았지만 되새길 수 있는건 되새겨 보고 싶어.

헌책방 순례에서 가장 대박은 목표했던 잉카 문명에 관한 책을 구한거였어. 민중의 집에서 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 소모임에선 가서 느껴보는것도 중요하다고 하지만 나는 답사가 더 맞는 체질인가봐. 아는 만큼 보인다고 믿고, 알아야 더 많이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오얀따이 땀보에서 마추픽추로 넘어가는 잉카 트레일에서 이 책을 꺼내 읽겠어. 고산병으로 심호흡좀 하면서 코카잎좀 질겅이지 뭐.

역시 너에게 편지를 써야 여행 준비할 맛이 나는구나. 푸하하
그럼 나는 추스린 마음을 들고 다시금 여행준비에 매진하겠어~

어제 엽서를 전해주던 엄마가 만두 너 언제 돌아오냐고 묻더라.
어제 금환이랑 소소하게 수다 떨고 커피마시면서도 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
우리가 네 빈자리를 기억해주는게 부담은 아니겠지.
여튼 어서 돌아와서 네가 겪었던 소소한(?) 대대한(?) 일상들을 나눴으면 좋겠구나.
기다리고 있을께. 공항 들어올 때 두꺼운옷 칭칭 동여매는 것 잊지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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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날씨는 아직도 엘 깔라파떼!
앙증으로 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