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불 때 하품을 하면 모래가 씹히고
밤하늘의 별은 끝내주지만, 먹는 물을 아껴서 양치를 해야한다.
언제 빨았는지 알 수 없는 담요와
보풀이 잔뜩 일어 살에 닿으면 쓰랄리 것만 같은 이불. 

하지만 기억을 더듬어보면 스무살 농활 때도 도망가고만 싶었다. 
그럼에도 트럭 위에서 맞받은 시골 바람은 얼마나 기분 좋았던지.
뙤약볕의 더위, 땀과 풀내에 찌들은 내들을 모두 날려주는 것만 같았다. 

그 뒤로 비포장 도로만 달리면 기분이 좋다.
그래서 아르헨티나 루타40을 달릴때도,
검은빙하투어 내내 이리저리 흔들리는데도
나는 계속 웃고만 있었다.
그 옛날 농활때의 기분이 되살아나서. 
 
먼훗날 언젠가 어디선가
낡은 담요. 냄새나는 이불을 덮게 될 때.
나는 우유니 사막의 밤하늘을 떠올릴지 모른다.

토마토 소스의 스파게티. 너무 짠 감자 스프.
뽑기띠도라고 외쳤음에도 한잔 가득 따라진 와인.
이 모든 것을 그리워할 날이 오겠지.


그래서 결론은 오늘밤 베드벅에 물리더라도 잘 참아내자는 것?!?!?!?!?!
푸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