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정말 사랑스러운 꽃병을 선물받았다.
우유통 모양에 윤기가 좔좔 흐르는게 어떤색 꽃을 꽂아 놓아도 간지 작렬! 두어번 꽃사다가 꽂아 놓고 만날 헤헤거리고 있었는데 문득 생각이 들었다. 그대로 놔둬도 좋을 것을 '굳이 꺾어다' 집안에 들여놓는 잔인함. 사실 꽃의 입장에선 일생이 끝나버리는거잖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내 곁에 두겠다는 소유욕 등등.
그 뒤로 꽃을 살때마다 매번 망설여 졌고 꽃병은 한동안 빈병으로 놓여 있었다.
며칠전 친구랑 꽃가게 앞을 지나치다가 그동안의 이야길 했다. 자꾸 망설여져서 꽃을 살수가 없다고. 명쾌한 대답이 돌아왔다.

"언니, 그냥 고기나 끊어."

그말이 정답!





참 모르겠다.
이력서 쓰고, 스팩 뻔지르르하게 써서 팩트 불리고 해당기업에 구미에 맞는 자소서 쓰는건 어렵지 않다. 대충 몇번 해보니가 감이와~ 실제로 그렇게 취업도 됐고, 취업도 시켜봤고 말야. 근데 대체 연애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이 푸념을 친구한테 했더니 요즘 세상은 연애보다 취업이 더 어려우니 노력해보란다.  
이말을 해준 친구는 남편이 있는 '가진자, 유산자, 부르주아' 인데 '자본가'의 과연 믿을수 있을 것인가?!?!? (본래 있는자가 '노력해봐 니 정성이 부족한거야' 라고 말하는것만큼 쉽고 모순적인 일이 없거니와) -_-;;;





이대 후문 어느 커피숍에서 쿠키가 차곡차곡 쌓여 있는 커다란 유리병을 봤다.  비싸서 차마 과자 맛은 못봤는데, 내가 탐나는건 그 '병'이 주는 따땃한 느낌이었다. 필시 백발이 성성한채 콧등에 흘러내리는 안경을 쓰고 남는시간 흔들의자에서 뜨개질을 취미로 하는 눈 파란 할머니가 가끔씩 놀러오는 손주들을 위해 한아름 과자를 구웠다 저장해 두었을것 같은 유리병. 그리고 조르고 조르면 마지 못해서 손주 손바닥에 하나씩 올려주주었을것 같은 유리병! ㅠㅅㅠ
그 물건을 갖는다해서, 그 기억을 소유하게 되는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탐난다. 아아 정녕, 인간은 소유하려고 사는 존재인가봐. 선물받지 못할거라면 선물이라도 좀 해보고 싶다.
동네파 마니또를 빨리 했으면 좋겠다. 리본으로 이것저것 포장하고 싶다. 진정!




돌규가 카메라를 샀다.
지난주에 섭이네 가서 컴퓨터 설치를 맡기고 빈둥빈둥 대면서 퍼즐을 맞췄는데, 그때 기막힌 타이밍에 우리 둘을 찍어줬다.
오. 완죤.... 나 사진작가가 찍었는 줄 알았어!
껄껄대며 장군감마냥 웃는 나랑 남탓하고 있는 섭맨의 얍삽한 손가락하며 퍼즐 늘어져 있는 한적한 섭맨네 거실하며 분위기가 완젼! ㅜㅜ 내가 머물던 섭이네집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는데 이놈의 카메라가 또 왜곡미화포샵질을 끝장나게 해주네. ㅠ ㅠ b
돌규의 수중 안에 5D마크2가 있는 한 친하게 지내야겠다. 낙엽이 물들고 잎이 떨어지고 한적한 한강 눈이오는날 쉬지 않고 돌규를 불러내서 좀 찍어보라고 해야겠다.
이런 칭구라 미아내....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