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핸드폰을 두고 온건지 버스에 두고 내린건지 판단이 안선다 집에 있을것 같은데 아빠도 엄마도 연락이 안된다 삐삐조차 써본 적 없는 나였는데 물질이란게 무섭다 오죽하면 가까이 사는 만두한테라도 우리집에 가보라고 말해보고 싶은 심정인데, 나는 이제 만두 번호도 못외운다;ㅁ;(핸드폰)2009-05-14 11:36:06
  • 직접들은 건 아니지만 돌려서 들었다 '성실하고 뭔가 크게 할 애야'라고. 다 지난 이야기지만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어려운 걸 내줘도 다 해내는 애였다'고.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는지 곰을 춤추게 하는지 헷갈리는 애지만, 오늘 하루 춤추고 싶다2009-05-14 14:48:02

이 글은 앙증님의 2009년 5월 14일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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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는데 자꾸 눈이 간다.

2년전에 사서 2년 약정도 다 못채운 애니콜 SPH-V9900!!

고작 200만 화소인 주제이 로모같은 효과를 내면서 사진이 찍혔고
불필요한 기능도 없이 쌈빡하게 깔끔했다. 가로로 더 긴 화면이 마음에든건 두말할 나위 없었고.
가끔 부러질까 두려웠던 것만 빼면 12만원을 주더라도 고쳐써볼까 몇번이나 다시 생각했던 폰이었다. 그 폰에 연결되어 있던 011-295-5*55 란 번호도 참 마음에 들었고 말이지.

여튼 그 핸드폰에 너무나 애착이 남아서인지, 새로 장만한 핸드폰이 4개월이 지나가는데도 정이 안간다. 안 이쁘다 안이쁘다 말한게 입에 붙어서 그런지 얼마 전에 잃어버릴 뻔했다. 근데 막상 찾고 싶은 생각이 안들어서 스스로 당황했다. 아직 할부금이 20개월 남짓 남은 주제에 정신차리라고 생각하고 애써 핸드폰을 찾으러 돌아다녔지.

그리고 지금 가장 안타까운게 있다면 카드지갑이다. 이대부고 전에 홍대 쇼핑때 이쁘다 이쁘다 말했던 걸 이대부고 여꼴통 애들이 눈여겨 봐줬다가 대학졸업선물로 준거다. 겉감은 남색천에 고양이가 마킹돼 있고 안에는 빨간색에 흰줄이 가 있는 퀼트천이 덧대여 있다. 고양이 얼굴이 닳고 끈이 끊겨나가도 어찌나 이쁜지. 근데 안에 껴 있는 비닐이 다 조각조각 나는 바람에 사용하지 못할 위기에 처해져 있다.

물건이란거 집착인거 다 알고 버리고 나면 그만일 뿐인데, 이렇게 자잘한 마음조차 버리지 못하는 나는-

요즘 우울한걸까? 아니면, 그냥 애 자체가 소심해져 가는걸까.
미련일까 집착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