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무한도전을 보고나서부터 였다. 나는 왜 MBC 개그맨이 아닐까?를 되뇌였다. 정총무가 쏘는 (결과적으로 노찌롱이 쏘게되었지만) 초밥이 먹고 싶었다. 게살이 한가득 올려져 있는 초밥을 먹으며 한글로 표현할 수 없는 비명을 되뇌이고 싶었다.

나도! 나도! 나도!!!!!! 꽃등심초밥 먹고 싶다고!!!!!!!!!!!!!!!!!!!!!!!!!!!!

그로부터 며칠간 눈을 감으면 초밥 그림이 떠다니고 입을 다물면 초밥의 촉감이 느껴졌다. <미스터 초밥왕>의 온갖대사와 장면이 생각났다. 나도 감겨있던 눈을 뜨며 밥알을 튀기고 눈물콧물아밀라아제를 쏟아 내며 일색인 맛을 칭찬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사무실에 앉아 고뇌한 나는 다음의 결론에 이르렀다.

내가 서른평생 살면서 명품빽을 샀어? 비싼 화장품을 써? 그렇다고 성형을 했어?!?!?
먹고 살자고 이토록 깨알같이 고생하는데 초밥도 혼자 못사먹어!?!?!?!?!?
결국 네이버 길찾기에서 여의도에서 김뿌라 스시까지 가는 대중교통을 검색하는 나를 발견하고 말았다.

그러던 찰나!
집에 들어간다는 마망에게 전화가 오고
집에 간다는 그녀를 낚아 채 연남동 김뿌라 스시를 찾고야 말았다. 음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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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여있던 침과함께 드링킹 해줬던 미소시루!



그리고 시작된 천국의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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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 앉은 남자들이 먹고 있던 볶음누들도 엄청 떙겼는데
오늘의 초밥 세트를 먹었더니 배가 터질 것같아서 차마 누들을 더 시키는 만행은 저지르지 않았다.
정초부터 속썩인것도 있고, 언제나 동네파 일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은기에  
마망의 초밥값은 내가 계산했다.


새해 결심은 못되겠지만, 먹고 싶을 땐 쓰고 싶을 땐 주저 없이 쓰겠다.
즐거운 오늘이 있어야 즐거운 내일이 있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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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로 디지털 카메라 구입
CANON IXUS 960
가격도 무난했고,
DSLR에야 턱도 못미치지만 포커스 인 아웃이 가능해서 대만족.

동부 이촌동 지나는 길
찍어놓고 이거 10m 뮤직비디오 아니냐며 자화자찬함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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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파에게 길고긴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 내가 억지 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모두 나를 이해해주는 것 같아서 마냥 고마웠다. 흑흑.

솔직히 나에겐 트라우마가 하나 있다.
나 대학교 4학년 때 한학기 휴학하고 배낭여행 다녀와보니까. 대학 내내 같이 다녔던 애들이 갈기갈기 찢어져서 서로 까대(?)고 있었다. 스물세살에 차마 어울리지 않는 유치한 표현이지만 정말 서로 까댔(?)다는 표현 외에는 적합한 표현이 없었다. 과사람들은 우리 열댓명이 평생 갈 인연이며, 진짜 친한 애들인줄로만 생각했기에 더 창피했다.
그렇게 싸우고 있는데 중립이란게 없다. 결국 나도 내욕했다는 소문에 분노폭발(?) 그 사실을 제공한 한쪽 편들고 넘어가면서 졸업식날엔 나머지들을 썡까고 말았다;;; (아아 유치해 ㅠㅠ)

그게 꼭 6년 전 일인데, 이번에 나는 또 배낭여행을 간다. 행여 6년전 트라우마가 그대로 실현되는게 아닌가 적잖이 불안했다. 이번에 대판 삐지면서 만두에게 고민을 털어 놓았더니 날 한껏 안심시켜주었다.

"걱정마. 걔들은 다 커서 만난거고, 우린 이미 서로 알만큼 아는 사이니까 그런일 없을거야."

예상대로 동네파애들은 넓은 아량으로 나의 모난 마음을 다 감싸주고 받아주고 토닥여주고 흐극흐극ㅜ_ㅜ 우린 마치 다시 만난 연인처럼(?), 재결합한 부부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더욱 최선을 다하기로 결심했다. 여튼, 동네파에게 큰은혜 입었다.



올해 첫시작을 내 제법 큰 역경(?)으로 시작하고, 그 역경을 빠져 나오니 또 다른 문제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란항공의 예약건(?)이라든지(ㅠㅠ), 여행을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것인가에 대한 의문. 준비할 시간이 모자란다는 것에 대한 불안(초조안달복달다리떨기...)
그리고 시간이 남다 보니 최근 당한 일(?)에 대한 분노 정도가 되겠다.

연도는 작년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일이었다. 
1차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2차자리부터 낀 당 송년회에서 나는 목청이 찢어져라, 목소리야 쉬어라. 껄껄껄 큰소리로 웃어대고 있었다. 그런데 느즈막한 시간부터 이상한 조짐이 보였다. 옆자리 앉은 한당원이 조금 취해계셨다.

첫마디를 꺼냈을 때, 거기서 단칼에 끊어버렸어야 했는데;;;;

"여자들은 연애할때 대체 왜 그러죠?"

대화주제가... 내 서른 인생과 전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
하나의 집단군을 놓고 절절한 평가를 내릴 때는 내가 해당 집단군이 되어 변명과 옹호를 덧댈것인지, 아니면 반대집단이 되어 가열찬 분노를 함께 토론할 것인지 영민하면서도 민첩한 판단이 중요하다. 빠져나갈거라면 초반에 치고 빠져나갔어야 한다. 1분 이상 들어주고 난 뒤에 뒷모습을 보여주는건 창맞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벽 4시를 넘긴 시간 소주 맥주 뒤섞여 마신 상태에서는 그 판단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분은 연애하는 여자들의 고루하고 낡디 낡은 습관과 행태에 대한 가열찬 비판을 시작하셨다. 왜 뭐든 사달라고 하는지에서 시작됐다. 이십여분 가까이 떠들어대셨는데, 솔직히 어떤 내용이었는지, 초반에만 듣고 나머지는 멍하니 소주병에 그려진 효리 언니만 들여다 보고 있어서 기억은 안난다.

쫄대로 쫄아서 소금을 소태로 부은것 같은 묵은지돼지찜을 한입 떠먹었다.

"죄송합니다..."

남아 있는 소주 반잔도 들이켰다.

 "근데 저는 연애를 한번도 못해봐서요..."

아니, 연애 못한것도 서러운데 내가 왜 연애하고있는 여자애들 몫까지 사과까지 하고 앉았지? 니미... 근데 그 분 눈초리가 '그럼 그렇지...'란 눈초리였음. 그때부터 열이 빡 받아 있었다. 그때 자리를 떴어야 한다. 초반에 석봉어머니 떡 썰듯 단칼에 끊고 그 자리를 끝냈어야 한다.

이야기는 번지고 번져, 나중에는 왜 엠넷에 원서를 넣지 않느냐는 역사 프로그램을 하려면 이런 아이템을 해야한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냥 무슨일한다고 할때 논다고 거짓말할 걸...내가 왜 난생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내 인생 설계까지 듣고 프로그램 아이템에 대한 지적까지 받아야하지;;;; 그러다 다시 한번 엠넷에 원서 진짜 안넣을꺼냐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사람아! 김수현이 연예오락프로그램 대본쓰는거 봤어? 무도 작가가 드라마 쓰는거 본적있냐고?'라고 들이 받고 싶었다! 하지만 이대로 자리를 깽판 놓을 순 없는 노릇이라 참고 있는데,  마지막 한마디가 나를 경악시켰다.  

"근데 역사다큐 작가가 있긴 있어요?"

불끈 쥔 산만한 내 주먹을 간신히 방바닥에 붙이고 있었다.
거기서 한마디 더 나왔으면 난 짜디짠 김치짐을 뒤짚어 없었을지도....





서른살.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살고 싶었는데, (동네파와는 달리) 세상이 날 내버려 두지 않는다. 흑흑.

 


 


얼쑤 절쑤 어절씨구 저절씨구~!
깊은 고독의 심연에 빠져 있는 나를 동네파가 구해주었다.
나는 이제 더이상 외롭지 않다!
후배들 퇴근 안시키는 메인이 될 가능성은 저 멀리 날아갔다.
앞으로도 나의 퇴근 후는 직장 동료들이 아니라, 동네파와 알콩달콩 채워가는 시간들이 될 것이다.




오늘 아침 이금댕에게 '제발 화풀라는' 카카오톡 사과 메세지가 왔으며, 나의 상태가 어떤지 떠보는 서눈물의 전화도 와 있다. 더 이상 똥고집을 부릴 정당함이 전혀 없는 나는 화 다 풀렸다고, 내가 오바해서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을 남겼다. 조금은 낯뜨겁지만 우리의 화해는 <청소년 영화>같이 교훈적이고 도덕적이고 훈훈하게 이루어 질 듯 하다.
오그라들어도 상관없다. 나의 소중한 친구 9명은 건재하니까!

 +저녁에 김마망이 조용히 네이트 메세지를 남겼다. 괜히 나 혼자 힘든척 동네파 모든 짊 질머진 척 오바한것 같다. 미안한 마음이 한가득이다. 반성하는 바이다.




나이를 먹어가는건 바보가 돼가는 과정인 것인가?
뎡이와 허세를 집까지 초청해서 비행기 표를 끊으려 했으나, 아직 새로 발급받은 여권을 찾아오지 않았단 사실을 깨달았다;; 여권을 새로 발급받으면 여권번호가 바뀐다는 사실을 난 이제야 알았다. -_- 나 이 추운 날씨에 그것도 둘이나(한창 때 신혼부부를)을 왜 불렀니? 지난주에 급하다며 급하다며 여권 사진은 왜 새로 찍고 여권발급 새로 받은거니?

솔직히, 지능의 쇠퇴를 인정해야겠다.
인정하기 싫은데 스페인어 숫자는 몇날 며칠째 외우기를 반복하는데 세이스(6)와 씨에떼(7)을 헛갈리고 있다. 젊을 때에도 그닥 잘돌아가는 머리는 아니었지만 더더욱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

뎡와 허세를 알았던건 두사람이 사귀고 있기 전부터였지만, 부부가 되어서 보여주는 둘의 모습은 예전과는 좀 다르다. 주변 부부들 중 단연 손에 꼽을 만큼 사이가 좋다. 보고 나면 만나서 참 다행이라 생각하게 만드는 (희귀한) 둘. 결혼을 비롯한 가족조직에 별 관심 없는 나도 가정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하곤 한다. 그 옛날 첫사랑 떄문에 불치병 걸려서 콱 죽고 싶다던 그 애들은 어디로 갔나요? 그네들의 인생을 보면서 연애로 상심한 사람들에게, 해줄말은 딱 하나다.

"괜찮아. 사랑 때문에 안죽어."



이집트에서 의료봉사를 가 있는 김*석이 네이트로 말을 걸었다.
안그래도 요즘 유럽 여행 일기장을 끼고 사는데, 런던과 캠브릿지에서 함께했던 김*석과의 4박5일 기억이 새록새록 나던 참이었다.(당시 그는 어학연수중이었다) 우린 정말 신이 내린 기회(금도끼 꺼내는 산신령처럼 나타난 할아버지의 양보)로 맘마미아 정중앙 좌석에서 뮤지컬을 함께 봤으며, 캠브릿지에서 펀팅하다가 주변의 비웃음을 함께 사고, 버킹검 궁전 근위병 교대식 안그래도 큰목청 웃음이 빵터져 전세계 관광객의 눈총을 받았다. 그리니치 천문대 개똥밭에서 굴러다녔던게 누구더라? 다행히 그때도 부끄러움과 수치를 알 때라 '오뚝이'는 안했다. 
'서른'으로 시작하는 초반인 만큼 서로의 나이에 대한 간단한 언급을 마치고 현재 한국 연희동의 정황을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리 주변에서 '결혼'이라는 멍에를 스스로 뒤집어쓴 몇몇은 왜 그리 갑자기도 많이 생겼는지. 김*석이 카이로로 사라질때만 해도 이렇게 빨리 사라질 것을 예상하지 못했기에, 그리고 그 의외의 현장을 직접 목격하고 있는 나로선, 더욱더 사무치기에 더더욱 뜻깊은 대화였다.

본래 문화란 비하해선 안될 문제이지만, 김*석이 갑자기 터뜨린 불만이 하나 있었다. 평생토록 이를 닦은 적이 없다는 이집션들에 대한 불평. 다른건 다 참겠는데 그것만은 견딜수가 없다고.
가볍게 보기를 내봤다. 어렵지 말라고 4지 선다도 아니고 2지 선다로 내놨다.

"골라."
1. 평생토록 이닦지 않은 이집션 여성
2. 나.

한동안 네이트에는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그 뒤로 수십여분간 나와 대화를 나누는 동안까지도 김*석은 답을 골라내지 않았다. 내가 교회에 아직까지 다녔다면 김*석에게 '독신의 은사'를 세숫대야만한 향유그릇 가득히 부어주라고 하나님께 기도할텐데. 아쉽다.



대길 오빠가 대상 타서 참 다행이다. 스물아홉에서 서른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나의 기도 제목은 단 하나였다. 기도가 이뤄져서 다행이다. 우리집 티비 죽이는데 이 화질로 <추노> 못본건 정녕 평생 한으로 남을것 같다.
 


여행 준비는 선택의 연속이다.
캐리어를 끌지 4.5리터 배낭을 새로 사서 이고 다닐지.
아이폰4로 그냥 드립다 사진을 찍을지, 디카를 새로 사야할지,
안그래도  강도당할지도 모를 상황, 총들이민 강도들에게 '선물'로 주고 덜 아깝기 위해 쓰던 디카 수리해서 쓸지. 수십개의 갈림길에 서 있다.
여튼 어떤 선택이든 무사 귀국으로 결론났음 싶다. 정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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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날 눈뜨게 한건 신년 문자 메세지였다.
서른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고등학교 졸업하고 연락 한번 제대로 안한 아이들까지 뉴스속보 이미지에 '이제서른입니다'를 자막 넣어서 돌리고 그러더라. 계란 한판에 촛불 꽂은 이미지는 어젯밤에 받았다.
여튼 나는 서른의 첫날인 '오늘'을 유난떨지 않고 겸허하게 받아들일 작정이다.
(생각해 보니 오늘은 새해 첫날이라는 것 말고도 '1'자가 엄청 많이 들어가는 특색이 하나 있구나. 나 초등학교 때 1학년 1반 11번이었는데 말이다.)

지금 나는 동네파 몇몇에게 삐져 있는 상황이다. 어제 찜질방을 가기로 한 단체 약속에서 거의 모두가 늦는 바람에 입이 잔뜩 나오고, 눈이 쌜쭉해져서 성질을 성질대로 부리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사실, 이런 상황은 이게 현실인지 아닌지 분간 안될만큼 낯설다.
동네파 중 여럿을 상대로 삐쳐있는 건 내 인생 최초의 일이며, 자칫 잘못하다간 노처녀로 늙어 죽을 판에, (심지어 평균수명 백세 이상-_-) 서른부터 백살까지 입에 쟈크 채우고 고독을 칡뿌리 질겅이듯 씹어댈지도 모르겠다.

솔직하건데, 이대로 삐진채로 우리들의 관계가 끝나는건 아닌가 촘 많이 걱정된다.

여튼 오늘 운동장을 돌면서 앞으로 시작된 서른 인생에 동네파가 없다면 어떻게 될 지를 계산해봤다. 여러가지 장면이 그려졌다. 그 중 단연 선명하고 구체적으로 그려진 장면이 (구체적일 수 있다는 건, 현실 반영가능성이 높단 얘기다) 하나 있었다.

나는 메인 작가가 된다. 퇴근을 해서 집에 간다고 해도 딱히 만날 친구도 할 일도 없는 나는 남친,친구들,가족들과의 약속이 미어터지는 서브들을 집에 못가게 하고, 그들에게 같이 술먹자고 하고, 최신영화를 보자고 한다. 그야말로 진상 오브 더진상;;;
나중에 서브들끼리 네이트 미니미 대화하기로 내 욕하는 걸 발견하고는 광분 또 광분! 지난대화보기까지 클릭해서 하나하나 읽어보며 분노와 복수를 뼈에 새기고 웅담을 씹는 심정으로 지난대화들을 모두 프린트해서 후배들에게 보여주며 두껍게 하고 빨간색으로 밑줄그은 부분 (->내 욕)을 소리 내어 읽어보라고 시켜??!?!!?!?
아아! 여기까지 상상하다가 너무 암담+비참해서 관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월 1일에서 내일로 미뤄진 신년회는 참석하지 않을 요량이다. (알량한 자존심이 아직도 고집을 부리고 있다.)
대신 오늘은 정녕 술약속을잡고 싶다. 근데 술상대를 구해야하는데 마땅히 떠오르는 인물이 없다. 오줌싸개는 부산에 놀러갔으며, 신실해진 뎡이는 술보다는 찻잔을 마주하고 싶겠지. 뚱토는.... 모르겠다... 나 역시 술독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뚱토 (술)그릇의 크기와 내 (술)그릇의 크기는 좀 다른것 같다. 이를테면 맥주 3000 피쳐와 포도주 제조하는 양조장의 술통은 분명 차이가 존재한다;;;;

여튼 그 다음으로 계산한게 섭맨인데, 섭맨은 진탕 마시기 보다는, 취기가 오를만 하면 '자! 마셨으니 가자!'를 연발해서 별로다. 차라리 내가 얼근하게 취해서 만난다면 모를까.
결국 친구들 얼굴을 돌리고 돌린 결과 생각해 낸게 유*관이었는데, 그가 비연애 중이라면 나랑 술을 마셔줄 것이고,  연애중이라면 마셔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유*관의 얼굴을 떠올릴 즘에 생각해 낸게 있다. 오늘 내가 술을 먹으면서 털어놓고 싶은 고민은 남자애들은 좀처럼 공감하지 못할 '민감하고 델리케이트하고 센서티브'한 문제란 거다.
아무리 부연설명을 붙여가며 세시간 네시간 떠들어대봤자 남자애들은 이해 못할 걸. 네버.
그냥 뚱토한테 연락하는게 최선인거 같다. 우린 어깨동무하고 술에 건하게 취해서 사나이들처럼 신촌을 누빌거다. 오늘!


손가락 뿌러지도록 일기장에 일필휘지 하고 있는데 문자가 왔다. 확인해보니 김도도다. 어제 미안하다고 앞으로 늦지 않겠단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하다. 김도도가 사과해준게 너무 고마우면서도 이상하게 삐딱선을 탄다. 너만 유일하게 사과했단 식으로 쏘아붙였다. 사실 다른 애들도 사과해야하는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김도도가 말해줘서 사과하는건 싫다. 엎드려 절받기는 싫은거지. 그렇다고 영원히 삐질 수도 없고..... 방송계에서 최고 진상으로 손꼽히는 선배로 남을 내 모습이 선하게 보인다.

절벽 아래로 투신해 온몸이 360여개로 박살난 듯한 기분인데
이 와중에도 스머프 빌리지 스트로베리는 잘도 익는구나! 스트로베리, 블루베리, 오이, 토마토, 옥수수 다 익으면 뭐하니? 레벨 업되도 자랑할 친구 하나 없는데....ㅠㅠ 어쩜 스머페티를 키우게 되더라도(지금 레벨에서 7단계 이상 올라가야 가능한 아이템) 자랑할 곳 하나 없을지 몰라. 흑
 
기분이 꽝이다.
심지어 올해 계획 중 하나는 무려 "주변사람들에게 상냥하고 다정한 사람 되기" 였단 말이다.
아아~
정녕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동네파와 함께 하고 싶지만 알량한 자존심때문에 동네파를 지워버린 내가 밉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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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바닥 가득 일기장에 써놨지만, 결국은 술 상대를 구하지 못하고 치즈볼만 우적우적 씹으며 집에서 쥐죽은 듯이 잤다.





1. 남미 여행 무사귀환 (실은 1번부터 10번까지 모두 '무사귀환'만 적고싶다.)
*여기서 '무사귀환'이란 총들이대는 강도안만나고, 칼들이대는 강도도 역시 안만나고, 큰 돈 소매치기 없고, 가방 강탈 없는 것을 의미한다.

2. 책 25권 이상 읽기 (무리한 권수 설정은 몸과 영혼을 괴롭히기만 할뿐)
+정기구독하는 시사IN, 한겨레21등 주간지도 좀 더 꼼꼼히 읽기

3. 만두와 함께 공동작업 열심히 (정식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Muchas gracias!)

4. 주당 50이상 쳐주는 프로그램에서 일하기
(20대 직장인 평균 연봉은 안되더라도, 돈 좀 만져보고 싶다! 내가 생각해봤는데, 내 연차 그럴때 됐다. 암~ 됐고말고!)

5. 한 달에 한번 그림그리기 (곰팡이 슬어가는 화구에 물을 묻힐것!)

6. 또 다른 적금 저금 마련하기
(엄마와 아빠 해외 여행 대비 몇년 후 있을 또 다른 여행도 대비)

7. 언제나 구성공부 원고 공부! 원고 베껴쓰기 인상깊은 말들 적어두기

8. 쓰고 있는 블로그/손일기/미투데이/트위터/유저스토리북 꾸준하게 이용

9. 당 활동 열심히 각종 데모 참가 열심히

10. 주변 사람들에게 다정하고 상냥한 사람되기
(그러나 정초부터 동네파에게 몹쓸짓해서 틀려먹었음)

2011년을 맞이하여 결심하게 된 평생을 지키고 싶은 계획 하나!
아무리 궁하더라도 매경-조-중-동의 이윤을 위해 일하는 사람은 되지 않겠습니다.
(정녕 이 약속. 평생 지켜나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공일일년 새해 소원
하나.
가족의 화목 건강 동네파 한명한명 모두의 행복을 빕니다.
둘. 나이는 잊고 언제나 용기 낼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셋. 몹쓸 사람 천벌 받고, 착한 사람 복을 받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정녕.

서른을 31시간 앞둔 시간, 만두에게

사실 난 나이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는데, 다들 스물로 시작하는 시점과 서른으로 시작하는 시점에는 많은 의미를 부여하잖아. 나도 한번 그래보기로 했어.
 
오늘 나는 스물아홉을 하루 반 남겨두고 스물부터의 10년을 정리해야하나 깊은 고민에 빠졌어.

내가 언젠가 결혼식하고 싶다던 <살롱 드 마랑>이란 까페 기억나?
밤하늘이 천장으로, 인테리어로 북극성과 각종 인공위성 별빛을 박아 놓은 서울에 몇 안되는 까페. 어제 아는 사람들과 살롱 드 마랑에 갔어. 작은 까페 바깥에서는 소복한 눈이 서울을 뒤덮었지.

맥주가 나오고, 안주가 나오고, 한명이 기타를 잡고 노래를 불렀어. 낙킹온헤븐스톤, 유 아 마이 선샤인,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귀에 익은 팝송들. 모두 따라 불렀지. 그러다 누가 불나비를 부르기 시작하는 거야. 아! 난 진짜 눈을 꼭 감고 시큰거리는 코끝을 꾹 참았어. 

나 딱 스무살 때거든.
단대 애들이 춤추면서 문선하던 노래. 스무살 이전의 나와 스무살 이후의 나를 구분짓는 노래. 노래에는 신비한 힘이 있지. 그래 그래서 날 그시절 그때로 돌려보내주더라고.
그리고 만두야, 내 말 이해할 수 있겠니? 그때가 그리운건 아닌데, 그때의 ‘내’가 그리워. 부딪히고 깨어져도 스스로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그 시절의 내가 말야.

“친구야 가자! 가자! 자유 찾으러. 다행히도 나는 아직 젊음 이라네” 
스스로가 청춘이라고 정의하는 한 그 청춘은 다하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해.
서른이란 숫자는 나에겐 아무것도 아니고
십수년을 쓴다해도 쓰고도 남을 '용기'도 가지고 있지.
나는 아직 청춘의 한때라고 확신해.

부디 몇 번을 산산조각 나 깨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기를.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잃지 않기를. 

그 촌스러운 불나비 가사에 덧대여 기도하고 또 기도하는 밤이었어.

추신) 그밤 서눈물이 다모토리라면서 조하문의 노래 <눈오는밤>의 제목을 물어보더라.
우리 모두 흩어져 있지만, 이 노래를 부를때 만큼은 모두를 떠올리며 신나게 부르자.
 네가 빨리 대만에서 돌아와, 눈오는밤을 함께 부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즐거운 시절. 내 마음 속에 추억만 남아, 오늘도 눈오는 밤 그날 생각하네"


눈 녹듯

소소한 수다 2010. 12. 28. 12:29

요즘 내가 얻은 결론인데,
세상 모든 이야기의 남자 주인공은 "부자"고,
여자 주인공은 "부자인 남자주인공"이 유일무이하게 온몸바쳐 사랑하는 여성인 것 같다.
오만과 편견 보면서 그 도도하던 베넷양 마저
마크 다아시의 정원(과 호수 거기 딸린 거대한 집)을 보곤 사랑에 빠져버리잖아?

물질 보고 빠지는 사랑은 거짓이라고 누가 그래?
세상 모든 이야기가 부자로부터 시작해서 부자로 끝나는구만.
난 친구의 친구보고 졸부스타일 같다고 욕했다가,
그애가 내게 쏜 꽃등심에 어린 핏물을 보며
'성격 참 시원시원하니 좋네'라고 눈녹듯 마음풀고 지껄였다고;;;



요즘은 맘이 허하다.
강박오빠가 한 말을 자꾸 곱씹고 있다.
어떤 대상을 소중히 여기다가 또 다른 소중한 것들이 생기는건 막을 수 없는 거라고.

사람 마음이란게 그렇게 간사하다.
매일 수 없고, 매여서도 안되고 부유하듯 둥둥 떠다닌다.
'책임'을 부여하고 싶은데, 놓아줄 수 밖에 없게 마음이라고 체념한다.  
나에게 소중했던 것들이 언제까지 소중할 수 있을까,
내게는 아직 소중한데, 나만 남겨두고 모두들 다른 소중한 것들이 생겨버리면 어떡하나.
혼자 남겨지는 건 정말 싫다고 생각한다. 

동네파 크리스마스가 성황리에 끝났다.
우리 앞으로 함께 보낼 크리스마스가 몇번 남지않았는데,
몇몇은 소홀하고, 몇몇은 파티자체를 귀찮아 하고.
그런 마음들이 뻔히 들여다 보여서 화가 났다.
새벽까지 선물을 포장하며 공들인 내 마음이 참 부질없고 보잘것 없어 보여서
괜시리 빈정대고 툴툴댔다.

하지만 나 역시
어제밤 소복소복한 눈은 그토록 예뻤는데, 아침 진흙탕 거리에선 진저리 내지 않았나?
가볍고 얄팍한 마음.
내가 가는 길을 나도 모르기 때문에, 평생을 고정해줄 주춧돌이 필요하다.



몇해전 소개팅 주선을 하다가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다.

직장 선배가 소개팅을 하고 싶단 말을 던졌다. (본래부터 난 오지랖이 태평양이다.) 이 사람 저 사람 떠올리다 동네 남자애한테 전화를 걸었다. 동네 남자애는 연봉높기로 유명한 대기업에 갓 입사한 찰나였다. (뻔한 속물의 변명이라 욕할지 몰라도, 대게의 사람들이 이성관계에서 원하는 기본적인 요구조건은 맞추는 것이 주선자의 도리다 싶었다.)

갑자기 동네 남자애가 사진을 요구했다. 그게 흔한 일은 아니다. 대게의 경우 소개팅에서는 주선자간의 증언(?)으로 소개팅 여부가 결정나는 법이니까.

기분이 썩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직장선배는 동안에다가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을 가지고 있었기에, 나는 주저 없이 동네남자애에게 사진을 보내주었다.
 
충격적인 결과는 그 다음이었다.
"서른이 넘었는데 이정도 밖에 안생기면 좀 어렵다"

그때 나는 사람을 만나는데
엑스축-나이 와이축-얼굴과 같은 등급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사람이 상품으로 팔리고 팔려나가는 세상이라곤 하지만,
나이에 따른 등급이 있다니;;;;
우리 선배는 그 어떤 조건도 말하지 않고 단지 '소개팅'만 말했을 뿐인데. 말이다.


오늘, 서른을 며칠 앞두고 문득 그일이 떠올랐다.
우울하냐고? 우울해야 정상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울을 넘어서 상관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그들이 보기에 나는 진열대 위에 올려지지도 않을 물건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반액처분, 창고대방출, 1+1꺼리 조차 안되는 물건일지도 모른다.  
대신 나는 저쪽에 찌그러져서 그들을 냉소하기로 했다.

인생 그따위로 그모양으로 그렇게 살아서
그들이 과연 몇등급의 행복을 누릴지 의문이지만,
동네 남자애와 그 남자애의 선배의 천박한 인생을 동정해주기로 했다.

사람을 값어치로 매기면 매길 수록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값싼 질로 만들어진 너나 나나 비슷한 우리네 인생은 보잘것 없어지는 법이다.




오빠의 단맛

소소한 수다 2010. 12. 20. 11:17


겨울이고 날씨가 춥다.
허한 마음 가져다 댈 곳이 없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 
어제 세풀베다의 책을 읽고 있는데, 
내 인생이 이토록 강팍하고 메마른데 이렇게 아무리 풍성한 상상이 들어 있다고 해도,
전체적인 톤이 어둡고 색빠진 소설은 이제 그만! 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떠올린 게 <브리짓 존스의 일기>.

세상사람들 모두가 환호하는 오빠일 수록
환호보다는 빈정을 보내길 좋아하는 나라지만,

솔직히 인정하기 싫은데,
진짜 이런건 자존심 상하는건데,


콜린퍼스 멋있다. (파하하하!!! 아.. 웃으면서 무마하려는 시도를 해보긴 하지만 쪽팔려 ㅠ)
브리짓에게 잘해줄때마다 픽 하고 웃음나는거 참을수가 없더라.
이따위 칫릭류의 창작물 저주한다 쓰레기다 중얼대면서도
결국 나도 그저그런 여자임을 재차 확인했다.
괜히 뻣대지 말고, 그냥 즐거운 상상은 즐겨주기로 했다.
생각은 이깟 물질만능에 자본주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돈안들고 즐길 수 있는 유일한 자유니까.  

내친김에 영국의 100살넘은 할머니들 마저 심장마비가 올 정도로 기다렸다는
<오만과 편견>도 다운받았다. 파하하.
(오피스 6시즌도 아직 다 못봤는데... ;ㅁ; )

자고로 '오빠'는 그냥 한번 푹 담궜다가 단물 쏙 빼먹고 '이제 물려'라고 말하는게 제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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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은 콜린퍼스 20살 푸릇푸릇하던시절



그냥 뒤지게 바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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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 '사람의 진심'에 대한 의문이 든다.
사람의 모든 말과 행동을 샴쌍둥이 분리수술하듯,
'목적'에서 완벽히 분리한다는건 지정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말과 행동이 진심이 아닌, 수단에 치우쳐 있을 경우, 상처를 입는다.  

상처가 났다면, 그건 무엇에 대한 상처일까?
자신이 '수단' 정도로 밖에 취급받지 못한 것에 대한 분노일까.
믿음을 부정당한 것에 대한 배신감일까.

사람을 이용가치로 보는 것은 정녕 잘못된 일일까.
나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잘보이고자 행동을 꾸미고 가슴에 없는 말을 내뱉어 오지 않았나.

고민이 든다.

여기서 포인트는 굉장히 큰 상처를 받아본 것 마냥 자판을 휘갈겼지만,
'남의 얘기'라는 점이다;;;;



해인삼매

소소한 수다 2010. 12. 7. 01:37

이번 편 들어서 내가 겪고 있는 일련의 사건들은
누르면 욕이 아닌 ,공허한 웃음만 빵하고 터지게 한다는 특색이 있다.
턱두개 만들고 (평소에도 곧잘 만들지만) 껄껄껄껄 웃게 된다. 쉬지 않고 웃고 만다.
아니 웃지 않고서는 견딜수 없는 정신의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이것이 바로 삼라만상을 고요한 바닷물에 비치는 무념무상 해탈의 경지.
화엄의 세계, 연화장의 경지인가;;;;

일일이 열거하자면 정말 끝이 없지만,
아무리 취미가 남뒤땅까는 거라해도 이 공간은 적소가 아닌건 알고 있어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친구한테 편지로 대신하고 있다.

여튼 시간이 갈수록 분명해 지는게 있다.
이번 프로그램을 끝으로 갖게 되는 휴식기간, 후회란 없을 것임. 진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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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1.14

소소한 수다 2010. 11. 15. 13:43

요즘들어 책을 읽으면 문장들이 머리를 스쳐지나가버리는것 같다.
머리속 뭐가 남았나 탈탈 털어보면 부스러기 하나 없이, 백지만 남아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의문이 든다. 이걸 과연 읽었다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인가?

남는 문장 하나 없이 문자의 배열만을 훑다 나간 느낌.
읽는다 해도 껍데기만 훑는 것 같은 느낌.
조급한 심정이 생활 전반에 그대로 나타난다.

사람을 만나도 그렇다.
깊숙히 있는 걸 이야기하는게 아니고
지나온 나날에 대한 간단한 팩트를 듣고 얕게 이해하고 그걸로 결말을 마무리.

사람과 단 둘이 만나는 자리가 필요한것 같다. 
침묵도 마음만 먹는다면 읽어 낼 수 있는 팩트들이 가득하다.
그 역시 만남과 소통의 일부인걸 잊고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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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찻집에 두고 온 존버거의 책은 찾을 수 있으려나 ㅠㅠ






지난주 수요일 저녁 엄마가 한마디 했다.
"이피엠인지 뭔지 오늘 <사러가>왔다. 계산하는 아줌마들 난리던대 이쁘게 생겼더라. 키도 크고 늘씬한데, 얼굴이 주먹만해"
새삼 우리 엄마도 미모에 반응할 줄 아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엄마의 마음을 두드린 닉쿤의 미모란.... 여튼 이런 화제에 빠질 수 없는 나는 여기저기 단체 문자 좀 날려주면서 동네 최신소식을 물으려거든 언제나 '나'를 잊지 말아야 함을, 이 동네에 이십삼년째 살면서 아직 건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토요일 약속 나가기 전에 TV좀 들여다 보고 있는데 우결에 닉쿤이 나왔다. 며칠전 몸소 <사러가>를 방문하셔서 아줌마들 가슴에 불꽃을 불싸지르신 계산대 속 꽃청년 닉쿤. 미션봉투를 받아 든 초절정 꽃청년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쏘울 소대문구 욘히...."
억! 우리 동네잖아. 그리고 서울 트래킹좀 해주면서 차가 이동한 경로는 백만번도 넘게 본 풍경이었다. 그 옛날 김민종과 김희선이 <머나먼 나라> 촬영하던 그 집앞. 쩡*네 집 근처;;;;
곧이어 온 연락에 그 집이 누구네 집인지도 알았다. 바로 중학교 동창생 김지*네 집 -_-
 
뭐 그렇다 치고.
오랜만에 한놈이랑 통화를 했는데 또 다른 새로운 소식을 던져줬다.
"야 우리집에서 이미숙 나오는 드라마 촬영해. 우리집 대문에이랑 현관근처에 다비치 강민경도 나왔어"
한번 촬영에 나오는건 꼴랑 친구네집 대문과 현관인데, 촬영비는 짭짤하다는 후문이다.
부럽다!

며칠 전에는 홍대와 연남동 사이에서 장근석과 문근영이 촬영을.
친구는 오밤중에 옛사랑 황태경의 실물을 본다며 뛰쳐나가고...
요즘 동네 이곳저곳이 촬영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이곳저곳이 촬영중이지만 큰 욕심은 없다.
장근석은 됐고! 목석같은 우리 엄마 마음을 녹인 닉쿤 정도는 실물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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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한테 잔뜩 삐져 있었는데, 어제밤 다죽어 가는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화낼 겨를도 없이 위로해주느라 20분이 후딱 지나갔다.

요즘 주변에 우울해 하는 친구들을 많이 본다.
스물아홉에는 우울하다던데, '우울'이 전염병 처럼 여기저기 옮겨 다니는 시기인것 같다.

내게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인지를 고민해봤다.
뻑뻑하고 땡기는 세상. 여유 찾는 것 하나 녹록치 않지만
그래도 내 삶은 당분간은 만족.
삶은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이어서 참 다행이다.
내가 적어 내는 대로 답이 되니 말이다.
누구도 아닌 바로 '나의 삶'인데, 좀 더 좋아하해주고 좀 더 사랑하기로 해다.

내가 아름다운 날들이라고 규정짓는한
그 누구도 불행하고 구차한 날들이라 평가할 순 없다.

+)
당분간 내 삶의 모토는 정면승부.
불행해질 거리들은 아무리 도망쳐도 떨어지지 않는다.
장거리에 약한 나는 단거리 달리기로 단파. 직접 부딪히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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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여덟 공격수.
백전노장인 당신을 응원하는게 언제나 즐거워요~

새로운 도전

소소한 수다 2010. 11. 3. 14:29

외국어를 배우는건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눈높이 영어 단어 외우는 것부터 실패로 시작된 나의 영어 공부는
회화학원을 다녀도, 수능을 앞두고 그 유명단과학원 강의를 들어도 별반 효험이 없었다.
나의 기억력은 형편없이 짧았고, 스펠링과 문법따위를 외우는 세부적인 기억력은 더더욱 짧았다.
고등학교 때 성적표 유일한 '양'의 기억은 33점 맞은 독일어였었지.

모처럼 긴 여행을 준비하면서
한국사람을 만나기에 희박한 지역을 감안한다면 거기서 몇십박몇십일동안 입다물고 살다간
속이 터져 죽어버릴것을 예감했다.
(아직도 기억난다. 유레일패스를 쓰고 공짜로 탄 제네바 유람선에서 
나는 마치 방언이 터지듯 말도 안되는 영어로 생전처음 보는 서양남자를 똬돠돠돠 말을 쏟아냈다. 4박5일간 한국사람 콧배기도 못보면 그렇게 된다;;;;)

마포 민중의 집에서 하는 라틴아메리카 소모임에 들어갔고
간단한 회화 정도는 배워서 나오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줄리아 하트가 노래부른 <실용스페인어>같은걸 쓸 일은 아마도 없을 것 같고
강도를 만나도 말이 통해야 원하는거 해주고 총구멍나지 않겠지.

여튼 이 회사를 벗어나 서른은 색다르게 시작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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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공부해서 토하도록 토해내주리라! 스페인어!
하지만 첫수업부터 빠진다...... ㅠㅠㅠㅠㅠ




요즘 나의 직업은 누가 보면 아이폰 유모+보모+집사+매니져+보디가드;;;
지난주 금요일에 받은 아이폰을 애지중지 모실 뿐더러 액정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비싼 스티커 사다 옷입혀 드려, 액정필름 잘못붙이면 바로 돈주고 다시 붙여, 케이스 다시 골라.... 그야말로 모시는 중이다. 

혹 사랑 이런것일까...........? -_-


나는 오늘에야 문자 자동완성 기능을 '해지'하는 법을 배웠다.
대화라는 건 어감 어순 느낌을 전달하는건데 하나로 통용되는 자동완성기능 따위를
대체 왜 만들었는지
멱살잡고, 내 체중으로 벽으로 몰아붙여, 눈에 기세등등 살기를 띄고,
과격하고 격렬하게 따지고 싶지만 영어를 할줄 모르므로 일단 패쓰!!!!

그간 자동완성기능으로 인해 파탄난 나의 언어생활은 다음과 같다.

"너도 아이폰 도착한거야? 완전 씬난다"
('신'을 '씬'이라는 된소리로 발음해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 나의 감정을 강조.)
하지만 친구에게 도착한 문자는
"너도 아이폰 도착한거야? 완전 쌈장이."

쌈장씬남 사이의 연결관계 누가 좀 설명해줄래? 우쥬플리즈?


뿐만 아니었다.
"쩡*야 나랑 금댕이는 오늘 애플스토어에 가야해서 미안"
"쩡*야 나랑 금댕이는 오늘 어플리케이션 미안"
지가 뭔데, 지멋대로 축약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목적어와 동사를 지멋대로 바꿔!!!!!!

덕분에 나는 요며칠
'어플'이란 단어를 몰라서 트위터에 '커플'을 다운받고 싶다고 글쓰는 등신등신상등신이  되어버렸다. (커플이 다운받아서 되는거라면 이세상 솔로가 왜 있나요? 몇천불을 주고서라도 다운받겠죠;;;)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곤혹스럽고 굴욕스러운 것은 내 친구의 이름이었다.
 
내 친구 은경이의 이름은 ''이 '음'으로 번번이 바뀌는 불상사가;;;;;
이름풀이를 보아도, 신년사주를 보아도 버젓히 등장하는 "*경."
인류의 절반이 가지고 있는 신체 한부분의 명칭과 내 친구의 이름이 어디가 어떻게 비슷하다는건가!!! 내 친구 이름이 야동도 아니고!
돌려내라! 물어내라! 보상하라!

나의 파탄난 언어 생활을!!!!!!


그리하여 결심했다!
사람처럼 말하고 대화하고 감정교류가 가능한 인공지능의 출현은 아마도 나 죽을때나 가능할 것 같다. 인형에 이름붙여서 하루 안부를 주고받거나, 로빈슨크루소처럼 앵무새랑 대화하기면서 늙어가기 싫다면 주변사람들에게 더욱 잘해야할 것을 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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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자

소소한 수다 2010. 10. 28. 11:18


굉장히 좋아하는 만화 중에 <키 큰 지나의 다리>라는 만화가 있다.
샴쌍둥이로 태어난 지나는 분리수술을 통해 쌍둥이 형과 한쪽 다리를 동시에 잃는다.
그로부터 지나의 생은 오직 하나.
잃어버린 다리를 되찾겠다는 집념과 집착이 전부가 된다.

요즘 나는 잃어버린 것들을 떠올린다.
다시 되찾고 싶다고 생각한다.
놓지 않고자 했다면 놓지 않았을 것들이다.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새록새록 왜 자꾸 눈에 밟히는건지 모르겠다.

익숙한 것을 벗어난다는 것은 참 힘겨운 일이다.
돌아서는 모양새가 외롭기도 어지간히 외롭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대체할 것을 찾고자 한다.
찾아야'만'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하지만 달리 생각하면 그렇다.
무엇이 '대체'가 될 수있을까.
세상천지 같은 것이 존재하는 법이 없고, 대신할 수 있는거란 없는데.

강수지도 노래하지 않았던가.
"아이미스유아이미스유 '더욱 그리운데'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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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가 말씀하셨다.
얼마나 중요한지, 세번이나 반복하셨다. 

불행하여라, 너희 부유한 사람들! 너희는 이미 위로를 받았다.
불행하여라,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들! 너희는 굶주리게 될 것이다.
불행하여라, 지금 웃는 살람들. 너희는 슬퍼하며 울게 될 것이다.
<누가(루카)복음 6장 24절 25절>

성당에서 사용하는 성서에는 '불행하여라'로,
교회에서 사용하는 성경에는 '화있을 진저'로 되어 있다.
성경의 뭉툭한 표현은
선명한 저주를 훈계 정도로만 느끼게 한다.

생각이 많다.
그 중에서도 나와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불만이 아주 많다.





이번 프로그램을 하는데 우리아이템을 캐논 5D MARK로 사용한 파일이 도착했다.
캡쳐 뜬 다음 파일을 열었는데 기절했다.
우리 아이템이 너무 잘나서;;;; 실물보다 백만배는 낫게 나와서.
완전 간지야 간지!! 간지폭풍이야. 말도 안돼....
내가 가봐서 아는데, 이건 수원 화*이 아니잖아! (아하하하하....)

나 역시 내가 분위기 있게 나온 사진이 좋지만, 그 사진 속 내가 나일까 의문이 들 때도 있다. 평소의 나는 그런 표정을 짓지도, 그렇게 예쁜 장소에 늘상 있는게 아니니까. 
(평소의 난.... 맨날 입을 빼쭉 내밀고 불만에 찬 시선으로 세상을 응시하는게 전부;;;)
어쩜 잘나온 사진은 내가 평소에도 이럴거라고 믿는 자기 만족이고 위안인것 같다.

남편이랑 뒤지게 싸웠는데 웨딩촬영 때 방긋 웃어야 해서 힘들었다는 선배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과연 그 사진이 '행복한 결혼'의 증명이 될 수 있을까? 나라면 사진을 볼 때마다 울컥해서 남편을 째리고 있을 것 같은데...;;;

사진의 의미가 그 순간을 영원히 간직하고자 하는 욕망이라 한다면,
나는 그 사진이 달갑지 않을것만 같다.
그 순간을 제대로 보전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을 할지 안할지 모르는 나지만,
혹시나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나는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대신,
서로에게 가장 재미나고 행복했던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
행복한 '우리'의 증거로 삼고싶다.

사진은 기억의 연장이다.
때로는 과거를 되찾아주고 때로는 추억의 선명도를 높여준다.
과거는 콘트라스트를 높이지 않아도, 디졸브로 다른 종이를 깔지 않아도,
보정을 하지 않아도 포토샵이 깔리지 않아도,  
미화도 왜곡도 필요 없이 충분히 아름답다.






'앙증'이란 닉네임을 쓴지는 벌써 12년 째.
사용했던 시간만큼 애정이 서려 있지 않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러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끔 느낄수 있었다.
누군가 나말고 angzeung 이란 아이디를 쓴다는 사실을!!!!

회원가입하려고 보면, 이미 사용중인 아이디란 소리를 번번이 들었다.
그럼 그때마다 다른 아이디로 대처하며 울며 겨자를 드링킹하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전 트위터에서 angzeung를 빼앗겼을 땐 헉 소리가 나왔다.
이래서 선점이 중요하구나! 뼈를 깎는 통곡을 해도 나의 아이디는 돌아오지 않...아...

그래서 혹시나 그 분이 탈퇴하지는 않으실까 가끔씩 들여다 보는게 나의 일과였다.
하지만 며칠전 나는 발견하고야 말았다.
스마트 폰을 구입하셨다는 그분의 글.
 그 글이 트위터에서 나의 아이디를 되찾고자 시도했던 방랑의 마지막 정점을 찍어줄 뿐.....
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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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

소소한 수다 2010. 10. 15. 10:48

스스로 스스로를 보건대,
완고함은 반드시 고쳐야할 부분이다.

인생은 계산이 아닌데 자꾸만 딱 떨어지는 답을 구한다.
그걸 스스로에게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남에게도 들이민다. 

유연한 사고.
긍정의 힘.
말랑한 삶.

그런게 가능해질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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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밤

소소한 수다 2010. 10. 10. 23:25

그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뾰족한 가시속에 단단한 알밤.
단단한 알밤 속에 또 한번 몸을 숨긴 알맹이.
나뭇껍질마냥 메마른 꺼풀 안에 이런 알토랑 같은 살결이 숨겨져 있을꺼라 생각했을까?

그리고 가끔 그 속으로 파고든 애벌레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그 단단한 가시껍질을 바르고, 거칠은 나무껍질을 뚫는 동안
단 한번도 포기하고 싶은적 없었냐 묻고 싶다.
어떤 견고한 믿음이 너를 여기까지 이끌었느냐 묻고 싶어진다. 


엄마가 구워준 군밤 까먹다가 부질없이 생각해 봤다.




혼자 놀기

소소한 수다 2010. 10. 6. 12:09


일단 애가 싫다.
나 하나 책임지며 사는것도 힘든데, 남까지 책임지는건 힘들것 같다.
알게 모르게 여자에게 부여되는 집안일은 생각만해도 부아가 치민다.

혼자 살기로 점차 마음이 굳어져 가는 가운데,
초라한 비혼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떠올렸다.
비혼인데 초라하면 선택이 아니라 어쩔수 없는 결과인거 같잖아.

1. 간단하게 망치질이나 못질 이런 걸 할 줄 알아야 할 것 같다.
친구 불러서 못 질 좀 시키고 미안해서 탕수육 쏘면 그 돈이 그 돈이잖아.

2. 컴퓨터 박사가 되어야겠다.
컴퓨터 에러나도 무심하고 시크하게 백업하고 포맷하고 뚝딱 고쳐내는 컴퓨터 박사가 되고 싶다. 오밤중에 결혼한 남자애에게 전화해서 불러내서 두세시간 붙잡아두는 진상 되고 싶지 않다. 

3. 혼자 노는 법을 익혀야겠다.
주변 친구들이야 남아 있겠지만, 결혼과 출산 이런걸 거치면 깔때기에 여과되듯 당연히 걸러지겠지. 선택군이 지금처럼 널려 있을때야 문제가 안되겠지만 그때는 지금과는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음. 아마도 그럴거 같아. 혼자 커피숍도 갈 수 있고 밥먹기도 잘한다. 근데 아직 혼자서 술먹어 보기는 못했는데 혼자 술마셔도 괜찮을만한데가 어디있을래나. 바(bar) 이런데서 우아떨고 싶을거 같진 않고 대포집같은데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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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내 인생. 외로움 따위 껌처럼 질겅이며 고고하고 우아하게 나 홀로 걸어가보련다.




이해

소소한 수다 2010. 10. 5. 13:04

어떤 것에 대해선, 세상 어떤 일이 벌어진다 해도 받아줄 포용력이 있으며
또 어떤것에 대해선 터럭 하나만큼의 어긋남도 용서치 못한다. 

오늘 나는
스스로 정의 내린 것에서 비껴나가면 얼마나 쉽게 혼란스러워 하는지 사람인지를 깨달았다.  

어렵구나.


아이폰 5

소소한 수다 2010. 10. 3. 22:32

소문으로만 듣던
아이폰 5를 손에 넣었다며 동생에게 자랑 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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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했던 대답이 돌아왔다.
"껒여..."







예상했던 대답이니까..
난 외롭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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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의 무게

소소한 수다 2010. 10. 1. 22:42

요즘들어 스테레오가 그립다.
만두 왈, 그래도 개청춘에 담겨져 있는게 어디냐고 했다.
도도 왈, 거기 나오니까 더 그립다고 했다.

스테레오가 그리운 까닭을 곰곰히 생각해 봤다.
커피에 대한 탁월한 미각을 자랑할만큼 내 입맛이 잘란것도 아니고
핸드드립만 고집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요즘도 싸구려 홍차라떼가 주는 가루거품의 단맛을 못 이겨 노란손수건을 찾는다.

그러다 얼마전 깨달았다.
스테레오가 줬던건 '약속없는 만남'이었다.

퇴근 후, 혹은 주말. 터덜터덜 쓰레빠를 끌고 나가
죽치고 앉아, 책을 보고 음악을 듣는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반가운 얼굴이 모여든다.
혼자라고 말했다 둘이 셋이 모여든다.

때론 약속이 주는 무게가 갑갑하다.
맞춰가야하고, 늦어선 안되고, 그래서 때론 미안하다. 
그런 강박은 밥벌이로 족하다.

정해진 것 만큼 재미 없는 것도 없다.  
문자를 통해, 전화를 통해 갖는 만남은 너무 건조하고 딱딱하다.
'우연'을 덧대면 훨씬더 말랑한 자리가 될텐데. 

예정된 약속 없이, 통보 없이, 가지게 되는 만남이 그립다. 
근데 그걸 잃었다.

동네엔 참 많은 커피집이 생겼다.  
그래도 혼자 우두커니 있다보면 눈치 안볼만한 집이 없고,
앉아 있다 보면 한놈 두놈 모여드는 단골집도 없다.
그래서 스테레오 낡은 테이블이, 짝짝이 의자가 아직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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