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물었다. 느닷없이-
"일주일 후에 죽는다면 뭘 하고 싶어?"

평소 같으면 몇번의 사고의 과정을 거쳐서 할 대답이다. 죽음이라니. 앞으로 세상 기회와 시간이 차단되는 일이잖아. 신중을 기해야할 대답이었다. 하지만 나는 주저 없이 답을 달았다.
사실, 이 질문은 '나 혼자 문답놀이'를 할 때 이미 생각한 질문이었다.

'내가 언제 죽을지를 알게 되는 행운'이 생긴다면,
나는 제일 먼저 수첩을 열겠다. 그리고 스케쥴을 짜겠다. 만나고 싶은 사람을 꼭 만나겠다. 모두 열거하지 않겠다. 시간을 길게 보냈다는 건 중요하지 않다. '시간의 길이' 보다는 '인상'의 깊이가 중요하다. 나는 함께하는 자리마다 카메라를 대동하겠다. 그리고 묻겠다.

'난 도대체 어떤 사람이었니?'

그 자리가 '마지막이라는 단면' 그 날카로움에 아파하며 눈물 범벅이 될지,
즐거웠던 옛 추억을 회상하며 웃음바다가 될지 모르겠다.
여튼 나는 지난 날들을  다시 한 번 되새기고 싶다.

어차피 사람은 사람에 의해서 기억되는 존재다.
그 기억이 길든, 짧든 말이다.

내가 기억하는 내부와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는 외부가 일치할리는 없다.
가는 날을 선고 받은 마당에, 이왕이면 나의 '외부'모습까지 알고 죽고 싶다.
그리고 이건 솔직한 심정이지만, 나쁜 소리는 안하겠지. 아마 나와 관계가 좋았던 사람만 만날꺼니까 그럴거다.

문답놀이를 시작하면서 부질없이 했던 상상이다.
근데 정말 웃긴건 상상하면 할 수록, '언젠가 해보고 싶은 일'이 되버렸다는 거다.

"편집은 내가 해줄께."
친구의 대답이 고마웠다.



 

소소한 수다 2010. 4. 2. 17:47

생긴 게 앙증깜찍큐트한 수입 차도, 값비싼 명품 '빽'도, 피부톤을 살려준다는 왕 비싼 화장품도 나는 그다지 탐나지 않는다. 대신 나는 꼭 갖고 싶은게 있다.

집.
이왕이면 연희동에 위치해 있고, 름름한 개를 키울 수 있도록 정원 딸린 내 집.
미시간 컨츄리 풍으로 빨간 체크가 도배된 커튼을 달 수 있고, 봄이 되면 5월이면 장미가 피었으면 좋겠다. 방 하나는 서재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 열다섯부터 시작된 (만화를 향한 나의 편집증)을 한방 서가에 가득 꽂아 놓고 뿌듯해 하겠다.

정말 다른건 하나도 탐이 안나는데, 집은 갖고 싶다. 그걸 갖게 되면 내 인생 절반 이상이 성공이라고 생각할 것 같은데 어떡해? 평수는 넓지 않아도, 좋다. 주말 오후가 되면 좋아하는 사람들과 맛있는걸 먹으며 즐거워하리라. 좋아하는 음악을 깔고 요리를 하고 내것인 것들을 다시 확인해 보리라.

여튼 서른 중반 쯤에는 나의 집이 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연희동에 집값이 더이상 올라야하지 않고 평수 적은 마당 있는 아주 작은 집에 나와야겠지. 과연 가격은 얼마나 하려나? 여튼 언젠가 나는 그 집을 사고 행복해 하리라~



  • 저 트위터 만들었어요 @shinangzeung 임돠.(누군가 angzeung을쓰고 있었음 흑흑) 추가해주실분! 자기 트위터 주소 알려주실분 모집해요. 꼴랑 친구 허세랑 놀고 있다보니 쓸쓸함;;;; ㅋㅋㅋㅋ #
  • 첫팀에서 같이 일하던 선배를 만났다. 1회용컵 대신 텀블러에 커피를 담는다. 냅킨을 쓰지 않으려고 가제손수건을 사용한다. 진보는 가까이있다. 이렇게나 주변에 널려있다. '나 하나의 편의'보다는 '전체'를 위한 양보. 평범한 선배의 많은 것이 존경스럽다.(진보의정의) #
  • 유투브 메인이 레슬리로 도배가 되어 있다 싶더니, 내일이면 그날이다.(장국영) #
  • 오늘부터 일기 쓸꺼야. 영어 일기. #
  • 어제 [별일없당]멤버들 모여서 개청춘 봤어요. 다시 봐도 참 좋네요.(me2movie 개청춘) #
    개청춘
    개청춘

이 글은 앙증님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선배를 만났다. 근 1년만이던가? 작년 내가 나의 진로에 대해 방황하고 있을 때 푸념삼아 만났으니까 정말 꼭 1년만이 맞다.  
선배에 관한 추억이라든지, 자잘한 잡설은 둘째치겠다.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선배는 텀블러를 꺼내더니 여기다 담아 달라고 한다. 놀러워 하는 나를  향해 '가제 수건도 쓰고있어요'라고 말한다.

아주 작은 실천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지속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참 잘 알고 있다. 깨달은 바가 참 많다. 감동이었다.
 
그러고 보니, 토요일에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와 대화를 하다보면 대다수 나의 의견과 친구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의견의 일치는 논리적으로 내가 바르고 정당하게 살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다준다. 그 기준이 지극히 주관적임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그건 삶을 살아가는 크나큰 윤활류다. 윤활류가 필요한 시점이어서 나는 그 애를 만났다. 그리고 한참을 수다를 떨었다.  
친구가 내게 권한건 '면생리대'였다. 몇년 전부터 그 존재를 알고 있었으면서 나는 왜 사용해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자기 반성에 들어갔다.
여튼 오늘 주문에 들어갔다. 써보고 후기도 올리겠다. 괜찮다면 널리 널리 사용해보라고 권해도 보겠다.

빙하가 녹고 북극곰이 멸종 위기에 처하고 아름다운 강과 그 경관이 파괴된다. 세상에는 안타까운 일이 슬퍼해야할 일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안타까워 하는 마음은 아무런 힘을 가지지 못한다. 안타까워 하는 마음이 부디 어떤 동력으로 작용하여 결과를 가져 오길. 조금 온도가 올라가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끓는 점을 넘어서 변화를 만들길.


토요일과 어제의 문화적 충격. 작은 일이었지만 분명 내게는 큰 변화의 기점이 될 것 같았다. 그걸 멋지게 설명해보고 싶었다.
이따우 유치한 계몽적인 글을 쓰고 싶었던 건 아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순 도안의 다섯장짜리 티셔츠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마망의 도움으로 완성할 수 있었슴돠 +_+!!
위쪽부터 빅뱅이론/슈퍼맨로고/로맨/슈퍼맨이발소/스피드레이서 순이예요.
(물론 정말 이 해상도 떨어지는 그림들을 다시 포토샵으로 선 다 따고 색깔 다시 먹이고 페인트 버킷으로 색깔 채워 넣고 Shift+마법툴+Shift+마법툴+Shift+마법툴+Shift+마법툴... 백번체크 하고 물방울 툴로 문질렀던 일련의 과정들만 생각하면.... 고된 노동의 과정이긴 했지만)

여튼 김마망의 도움으로 무사히 제 손에 도착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 완전 이뻐요 ㅠㅠㅠㅠ
빨래하면 약간 색깔 빠지긴 할 것 같지만 그래도 그런대로 싸구려 맛이 날것 같네염 ㅠㅠㅠㅠ
적어도 저 멀리서부터 알아보며 '어라? 저사람 나랑 옷 똑같네'라며 같은 티셔츠 입고 돌아다닐 일은 없겠죠. 다시 한번 김마망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그리고 저..... 이것도 샀어요.
대망의 슬램덩크 티셔츠!!! ㅋㅋㅋㅋㅋㅋ(무려 장당 2만원이었음 .....;;;;;)
오타쿠 냄새 난다고 너 아저씨냐고 놀려도 소용 없슴돠.
티셔츠 속 서태웅... 정말 잘생겼고요. 덩크하는 강백호 멋져요. 가슴설렘! +_+
(네 맞아요. 전 빠순이에요. 북산고등학교 1학년 서태웅의 빠순이.... 북산고등학교 1학년 강백호의 빠순이....)

역시 일제라 펜선 하나하나가 잘 살아서 잘나왔음  ;ㅁ;
이 반팔 옷은 아마 평생 안입고 꺼내 보기만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몇 년 전. 나는 늘 그게 의문이었다.
나보다 서너살 나이 많은 사람들의 미니홈피를 들어가면 어김 없이 보이는 아기 사진. 자기 애도 아니고 대체 주변 지인들의 아기 사진은 왜 퍼오는 건가? 분명 자기 아는 사람의 애라 하더라도, 그 사람의 애를 매게로 만난 것도 아니고, 당사자(애)와 대화를 나눌 것도 아니고, 정서적 공감을 전할 것도 아니고.
 
나는 그것이 참 부질없다고 생각했다.

근데 오늘 미니홈피에 친구내 애사진을 담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이래서 욕은 함부로 하면 안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엄마가 되고 나면, 자신의 폴더를 닫은 채(웨딩 사진+결혼 전 사진이 들어 있는 폴더;;;) 새 폴더를 연다. 아기 폴더다. 그리고 새로운 미니홈피가 탄생한다. 미니 홈피 주인의 모든 과거를 지운 채 오직 새로운 탄생물의 존재만을 알려주는 아기용 미니홈피.

아래 글은 내가 몇년 전 엄마가 된 내 친구의 모습을 안타까워 하며 끄적댔던 한 글귀다.
부성의 부재에 대해서 분노하고, 모성만을 강요하는 세상에 대한 불만은 아직 여전하다.
하지만 내게도 모성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의 여지만큼은 남겨두겠다.
꼬마 니꼴라에 나오는 애들이 깨물어주고 싶었다는 이유 하나를 덧붙여서.
 


친구가 엄마가 됐다.

엄마가 된 그네는 참 많은 변화의 직면한다. 그네를 만나는 나 역시참 많은 변화에 직면한다. 갓난 아이 때야 별 문제 없었다. '오, 젖주는 구나!', '오, 우유타는 구나!', '오, 목욕하는구나!' '오오오! 드디어 잠들었구나!'
변화는 작았다. 한쪽 눈을 찡그리며 엄지와 검지로 눈가를 가리킬 정도의 아주 작고 미세한 정도의 변화.

문제는 아이가 두 다리로 서기 시작하면부터였다. 위험과 비위험을 구분하지 못하는 몸뚱이가 제 의지대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 얼마나 수 많은 위험이 그애를 기다리고 있던가. 두 살이 된 내 친구의 아이는 빙글빙글 돌면서 가게 테이블 모서리에 지 몸을 갖다 박고 울음을 터뜨리는 버릇을 가지고 있었다.

친구와 주변 사람들은 아기가 이뻐 죽는다. 그런데 어쩌지? 난 내 친구의 애기가 하나도 이쁘지 않다. 친구의 애는 나와 내 친구를 갈라 놓는 방해물이며, 내 친구와의 만남에서 제대로 된 대화 한마디를 건네지 못하게 하는 강철같은 벽이었다. 우리 둘의 만남을 십수년간 이어져온 우정을 아무 의미 없게 만드는 지우개였다.

정말 내가 내 속에 있는 말을 톡 까놓고 한치의 거짓 없이 티끌의 터럭 없이 '솔직히' 말하건데, 친구 애가 입에 문 과자를 침으로 으깨고 여기저기 뱉고 다닐때 구역질 났다. 그 식욕 좋은 내가 입맛이 뚝 떨어졌다.

며칠 후, 주변 사람들에게 친구의 애가 밉다는 이야길 했다. 아무도 호응하지 않는다. 졸지에 정이 없고 비인간적인 사람이 되어버린다. 아무도 나의 감정에 동의해주지 않는다. 주위 반응에 조금 당황한 나는 그래도 친구의 애니까 조금은 이뻤다고 덧붙여본다.
그렇게 맘에도 없는 모성을 억지로 덧입혀본다.

자괴감이 든다. 나는 모성이 결핍되어 있는 인간인가? 모성은 갖추어야만 하는 필수 덕목일까? 모성이 원초적인 본능일 수는 있는데, 세상 모든 사람들이 획일적으로 다 똑같은 양의 모성이 있는 건 아닌가, 그리고 그게 왜 그렇게 큰 문제가 되는건데?

나는 내게선 찾아 볼 수 없는 '모성'과 비교할 만한 개념을 떠올렸다.
그럼 부성은? 부성은?
나는 단 한번도 남자들이 '난 애기가 싫어'라고 말해서 비난 받는 사람을 보진 못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차이인가?

모성의 결핍은 크나큰 결함인데, 부성은 그렇지 않다. 남자가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거나, 나처럼 귀찮게 여기는 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존재할 수 있는 현상이다. 모성은 필수, 부성은 선택. 모성 없는 여자는 비정상이고, 부성없는 남자는 정상일 가능성이 높고.

 "책에서 봤는데, 두 살부터 네 살 까지는 아기에서 어린이가 되어가는 과정이래. 그래서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고 감정의 조절이 잘 안된대."

'아악 아악 꿰엑 꿰엑'하고 친구의 애가 괴성을 지른다. 그 우렁찬 괴성에 깜짝 놀라하는 나를 보며 친구가 말했었다.

엄마가 된 내 친구는 왜 이리 초라하고 작아보이는지. 어머니는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하다는데 그건 그 아기한테나 해당되는 얘기인거 같다. 나도 우리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크고 위대하다. 하지만 내 친구는 다르다. 어머니가 된 친구는 한 없이 작고 초라하다.

특히나 이 사회에선 더더욱 그렇지. 그래서 그렇다. 친구네 애기 잘못도 아닌데, 역시나 나는 내 친구의 작은 어깨에 덧대여 디비 잠이나 퍼자는 그 아이가 무척 밉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글은 앙증님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촬영해온 테잎에 익숙한 풍경이 담겼다.
동네 근처에 자리하고 있는 ㄳ고등학교였다.

교육관련 프로그램을 하면서 뼈저리게 깨닫는 것은 하나다. 고등학교 시절, 우리학교를 포함한 이 동네 아이들은 사교육과 공교육을 포함한 모든 교육열에서 얼마나 방치 되어 있었던가 하는 것.

강남권 아이들은 어머니들 사교육 열풍에 휘둘리고 지방권 아이들은 서울의 교육규제에 벗어나 최상위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그 사이 여백이 있으니 그게 바로 우리 동네였다. 서울권이기 때문에 학원규제나 과외 규제를 넘보지 못하고 그렇다고 뚜렷하게 대체할만한 공교육은 없는 상황.

학원을 다니는 것도 아니면서 학교 교육을 껌으로 알고 있는 배짱 좋은(대책 없는) 아이들. 과외를 받을 것도 아니면서 수업시간 당당하게 어퍼져 잠을 청하는 용기 있는 아이들. 여튼 그들의 모습은 나의 모습이었고, 이 동네 아이들의 모습이었다.

ㄳ고등학교(감사고등학교 아니다;;)는 실제로 내 친구들 중 다수가 다닌 학교인데다가, 익숙한 동네 풍경이, 돌아다니다 보면 볼법한 여드름난 고딩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테잎을 보는 내내 즐거웠다. 그 중 나를 개폭소 하게 만든 장면이 있었는데.

수업시간 우리 출연자가 열심히 영어 지문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모니터 한귀퉁이로 한 남자애의 모습이 보였다. 당당하게 지각하고 들어와서 태연하게 사물함을 열어제끼고 교과서를 챙기더니 기어이 우리 출연자 뒷자리에 앉는것이 아닌가!!

오오 저 대담함! 카메라고 나발이고 방송촬영이고 거시기고 한치의 거리낌+스스럼 없는 그 모습에서 나는 정말 10여년 전 우리 고등학교 교실의 풍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당시 우리반 애들의  지각 결석이 얼마나 많았냐면 학급일지에 결석조퇴란이 모자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애의 별명은 조뚱이었다.
나는 그애와 함께한 추억이 있다. 우리는 언제나 창가에 앉아 있었는데, 겨울이 자리한 늦가을에도 언제나 덥다면서 교실 창문을 열어 제끼곤 했다. 주변 아이들의 빈축을 산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일이다.

여튼 나는 사물함에서 책을 꺼내는 그애를 보면서 조뚱의 사물함을 떠올렸다.

우리고등학교는 애시당초 수업시간 전부터 교과서를 꺼내는 아이들은 드물었다. 종이 치면 그제서야 부랴부랴 교과서를 찾았고 사물함 열쇠를 찾아 여는 것이 귀찮은 애들은 옆반으로 들어가서 교과서를 빌려(집어)오곤 했었다.

문제는 사후처리였다. 애들의 대다수는 다시 책을 돌려주는 걸 귀찮아 하곤 했다. 그리곤 빌려온 교과서를 자신의 사물함에 처넣곤 했었다.

어느날 조뚱이 자신의 사물함을 열었다.

믿기 힘들었지만, 조뚱의 사물함 속엔
국어 (상) 11권이 일렬로. 사이좋게, 보기좋게, 꽂혀 있었다.;;;
조뚱이 국어(상) 책을 그토록 사랑하고 있는지 그날 처음 알았다.
국어(상)에 대한 사랑과 집착이 지나쳐서 세상에 존재하는 국어(상)이란 국어(상)책은 오직 자신만이 소유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자세한 이야기는 묻지 않았다.
국어(상) 11권을 들킨 조뚱이 원래 주인에게 그 책을 돌려줬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우리 동네 고등학교에는 조뚱같은 아이들이 아직도 있을까,
수학I 책만 열다섯권 수집한다던지, 그런 아이들이 있을까?
당당하게 지각하고 문을 열고 들어오고 카메라가 돌든 말든 방송에 자기 얼굴이 비추든 말든 개의치 않고 당당하게 엎드려 자는 그런 학생들이 있을까?

다시 고등학생이 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딱 하루만 고등학생이 돼보고 싶긴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노트북 점검 받았다. 팬이 문제였다고 한다. 하드도 갈았다 320기가로.(마음껏저장해보겠쒀) #
  • 꿈을 현실로 이뤄가는 과정이 혹독할수록 깨지고 부딪힌다. 날이 서기에, 더욱 아름답다. (나 정말 눈이 붓도록 펑펑 울었다.)(me2movie 밀크) #
    밀크
    밀크
  • 귀여워귀여워모두다귀여워(me2movie 꼬마 니콜라) #
    꼬마 니콜라
    꼬마 니콜라
  • 이 영화로 말미암아 “느닷없이 개구리와 뽀뽀를 하고 전염병에 걸린 미국어린소녀들이 급증했다”는 사실을 아는가? 역시 디즈니는 공주암을 발병케 하는 사회악!ㅋㅋㅋㅋ(me2movie 공주와 개구리) #
    공주와 개구리
    공주와 개구리
  • 오늘의 배경음악 내한기념으로깔아보는 One More Cup Of Coffee 오늘도 역시 이런 빛바랜 질감의 목소리가 좋다. #

이 글은 앙증님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
일하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책 출판 이야기가 나왔다. 덕분에 정말 쉬지도 못하고 달리고 있는 중이다. 이번 주말만큼은 어떡해서든 쉬고 싶은데 쉽지 않겠지.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다. 근데 일하기 싫은건 어쩌란 말이냐;;;;

++
일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교육관련이고 송신되는 출처도 교육관련이고, 최근 기획회의를 계속하고 있는 주제도 교육관련이다. 그런데 말을 하면 할 수록 결론은 하나다. 대안이 없다. 동족방뇨,사상누각. 또 무슨 사자성어가 있었던가? 모두다 고치기엔 개벽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일일 것 같고. 그냥 다른 나라에서 다시 태어나는게 답이다. 

+++
3월 운세는 대박이다. 일도 운도 다 좋단다, 바쁘면 바쁠수록 하는 일이 다 잘된단다.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난단다. 이토록 힘들고 피곤한데 이것이 최고 운세라면 나는 그 농담을 떠올릴 수 밖에 없다.
나 대학교 4학년 때 그런 말이 떠돌았다. 여자나이 스물세살이 제일 이쁠때라고. 인생에수 두번 없이 빛날 시기라고. 나랑 내친구들은 모여서 이런 말을 했었다. '설마 이게 최고? 이거 정말 내 인생에서 최고???'
여튼, 나는 두번 다시 '대박운세'따위 믿지 않을테다.

++++
소모되고 버려지는 삶을 보는 건 힘든 일이다. 그런데 내 삶도 소모적이지 않은가? 

+++++
친구가 굉장히 명쾌한 글을 썼다. 게다가 유쾌하기 까지하다. 욕 나온다. 얘는 원래 글을 잘쓴다. 이 인간에 대한 열폭은 고등학교 때 끝냈어야 내 인생이 좀 더 평화로웠을 것이다. 여튼 공감간다.
무엇을 하고 싶냐고 어린애들에게 물었다. 저마다 자랑스레 이야기한다. 응. 니네 중에 꿈을 이룰 수 있는 애는 10%도 안될거야. 우리도 자랄 때 어땠냐면... 뭐 그런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군인이 되고 싶다고? 학원을 다녀야 해. 경찰이 되고 싶다고? 학원을 다녀야 해. 스튜어디스가 되고 싶다고? 학원을 다녀야 해. 화가가 되고 싶다고? 학원을 다녀야 해. 선생이 되고 싶다고? 학원을 다녀야 해. 학원비는 뭐 일년에 몇백. 기자가 되고 싶다고? 글쓰기 말고 토익공부를 해. 그냥 아무 대학이든 가면 돼. 끝.





++++++
짤방은 오늘의 나를 반성하게 만들었던 대자보. 서른을 한살 남겨 놓고 같은 생각을 한다해도 나에겐 실천에 옮길만한 이런 용기가 없다. 근데 스물 두살때도 내 용기는 요만했다. 스물 두살 때 이런 생각을 한다했어도 그자리였을 것이다. 이것 저것 나는 잘 따져보는 아이였다. 저런 결정을 위해선 계산할 것이 참 많다. 그리고 계산은 바로 속박이 돼버린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참 자유롭지 못하구나.
그 옛날 10대 청소년의 대표고민인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같은 고민을 스무살 서른까지 하는 기구한 팔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말 마지막,
노트북은 뻑나고 썼던 책원고를 날리고 갑자기 돈백이 지출되어야할지도 모르는 절체절명의 순간 여기다 대고 AC밀란의 성적까지 논한다면 왜 사나 싶겠지? 그래서 관둔다.


  • 나는 용자가 될뻔했다. 하지만 회사를 말아먹을 뻔 했다. 전화통을 붙잡고 무수히 많은 말을 말했는데 하필 그 현장음이 살 줄은 정말 몰랐지~ㅋㅋㅋㅋ(사실용자가되고싶었어!) #
  • 대체 나는 무슨생각으로 외장하드에 저장해두었던 즐겨찾기를 지웠던가;;; 내가 밉다~ 2년간 고이고이 모셔둔 즐겨찾기 날아간걸 생각하면 앞으로 한달간은 하이킥! #
  • 알아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부끄럽고 창피하다!(혹시캠페인을보셨나요?) #
  • 내통장잔고를보니우째이런일이!!! ㅠㅠ 이번달에 지른건 하나도없는데(만화책이있었구나!) #
  • 내 네이트온 생활의 절반은 나의 네이트 베프 초췌! 나머지 절반은 이모티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누구도 내가 끔찍이 아끼던 이모티콘을 저장하지 않았구나. ㅠㅠ(담배,자살,때려쳐,소심,아이고 같은거 가진 사람 누구 없나열?) #

이 글은 앙증님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JUST GOGO 가 끝났다.
중학교 3학년 학원 자습실에서 이책의 1권을 읽다가 쌀떡의 개그에 못이겨 먹고 있던걸 뿜었던게 기억난다. 고등학교 3학년 독서실에서도 열심히 읽었었다. 그때는 사세코가 너무 싫어서 넌더리가 나있던 상태였다. 뎡이에게 이 책의 1-3권을 빌려줬는데 결국 못돌려 받았다. (1권부터 3권 잠시 절판 상태에 있었는데, 그때 내가 얼마나 혼란에 휩싸였었던가;;;) 대학교 4학년 때 였나? 타키타가 사세코와의 경기에서 졌을 때 분을 못이기고 만화책을 집어던졌었지. 

나는 나 중심으로 밖에 생각하지 못하는 편협한 아이라,
만화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면서 오로지 '이 만화책의 첫장을 넘겼을 때의 나' 만을 생각하게 된다. 1권 읽자 마자 타키타를 좋아할거라고 생각했고, 마지막 32권까지 나는 오로지 타키타를 응원했다. 천재가 아닌 불완전한 평범한 사람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순간, 그것이 있다고 믿고 싶었기 때문에.

여튼, 좋아하는 만화가 하나둘씩 완결이 나고 있다.
(미완인것들만 생각하면 돌아버릴 것 같지만;;;)

이런걸 보면서 세월이 가고 있다는 걸 느끼고.
내가 얼마나 변했나 반추해본다.

아직도 나는 작은 이야기 하나에 일희일비하고.
말랑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런 '나'라서 참 좋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스토리 라인이 없는 영화를 저주함에도 불구하고 원작이 동화니까! 뭘 더 바라나!(me2movie 괴물들이 사는 나라) #
    괴물들이 사는 나라
    괴물들이 사는 나라
  • 삼거리극장을 기대하고 갔으나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저예산을 생각한다면 정말 웰메이드긴 하다. 좀비영화를 잘 모르다 보니까 뭐가 개그고 뭐가 풍자인지 알 수 있어야지. 기발한 몇몇 장면이 계속 기억에 남는다. 영화 끝나고 ㅉㅇ와 선지국을 먹었는데 힘들단 느낌이 물씬;;(me2movie 이웃집 좀비) #
    이웃집 좀비
    이웃집 좀비
  • 이탈리아 국대 유니폼이 나왔구나. 나의 님(인자기)는 없지만 칸나는 아직 주장이네;;(계절이옵니다.아주리의계절이!) #
  • 이제 곧 봄이니까 오늘 편구 쓸때 배경음악은 이걸로 - 樱色舞うころ #
  • 동네파 10명중에 3명이 백수가 됐다. 지금 놀지 않으면 이 기회를 영영 놓칠것만 같아서 불안하다. #
  • 시사를 기다리며 나으 마음을 달래주는 오늘의 노래 코쿤벨즈 <나루>(코쿤벨즈 나루) #

이 글은 앙증님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내 방에는 평일날 손대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
드래곤볼, 창천항로, 슬램덩크, 프린세스, 올훼스의 창, 저스트 고고, 원피스...
아무리 심심할 지언정 20권이 넘어가는 만화책은 절대 지양해야할 것들이다.

나는 대체 왜! 국경일임에도 불구하고 출근하고 야근까지 하고 돌아온 밤 10시 30분에 그 책에 손을 대고 말했던가. 내가 손댄 책의 제목은 H2(전체 권수 34권)! 능남전과 산왕전에서는 대사 없기로 소문난 슬램덩크보다 3권이나 더 많다;;;;

어릴적부터 주인공의 편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피구왕 통키에서는 타이거를, 축구왕 슛돌이에서는 줄리앙을, 강백호보다는 서태웅의 편이었다. (이렇게 써놓고 나니 어쩌면 주인공의 편이 아니었던게 아니라, 주인공의 라이벌 되는 얼굴 잘난 오빠들의 편이었던걸지도;;;) 여튼 제 모든걸 던저 승부를 걸었는데도 져버리고 나면 그 허전한 심정이 너무 공감이가서....
그래서 결론은 난 히데오의 편♥ (왜 다 늙은 노처녀가 되서 보니까 가슴 설레냔말이다;;)

어릴적 무덤덤하게 넘겼던 장면 하나하나마다 숨어 있는, 정말 천재란 소리밖에 안나오는 연출. 여튼 빨리 휴일을 맞이하여 전권 다 읽고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에 가슴 아파해주고 어린시절 꿈꿀수 있는 하나의 목표가 주는 낭만에 대해서 느껴보고 싶다.

그리고 중학교 까진 늘 첫째줄에 겨우 160이 됐을 무렵을 노래한 그 만화책은 (앞으로 영원히) 금서 목록 추가다. 놓쳐버린 사랑의 타이밍을 안타까워하는 만화 따우. ㅠㅠ 어제도 몇번이고 심장을 말랑하게 주물러 놔서 왈칵 왈칵 눈물을 쏟을 뻔 했다.
청소년의 꿈을 그린 야구 만화 보면서 대성통곡 하고 싶지 않단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오늘도 출근;;; 설연휴부터 며칠째냐;;; #
  • 오늘 배경음악은 김광진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 나는 오늘도 회사를 출근해서 힘들고, 힘이 들어서 슬프고, 이 슬픔을 공감할 사람이 몇 없어서 외로움. #
  • 개인적으로 김연아가 이런 갈라쇼를 해줬음 하네열(김연아 이런 갈라쇼를 부탁해) #
  • 잊지못할 선물을받았어요 ㅜㅜ 지민 나비 경화 너무너무고맙삼 평생두고두고 보는 내내 언제나생각날듯/하트/(me2mms me2photo) #

    me2photo

  • 오늘은 선물의날 빡세에게받은 화장품6종세트 그리고 천명관의 새장편소설 고마워 고마워/하트/ 잊지않을께(me2mms me2photo) #

    me2photo

이 글은 앙증님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10년도 슈퍼동네파 반필티셔츠가 완성됐습니다.
세상에 나와 있는 온갖 자기계발서에서는 자신이 이루고 싶은 장면을 "그려보라고" "상상하라고" "꿈꾸라고" 말하곤 합니다. 슈동 멤버 각자 자신의 부족함과 워너비를 이용하여 만든 슈퍼동네파 "I ♥" 티셔츠!

2010년 슈동멤버들의 부족한 점은 무엇인지 찾아보도록 합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김도도 " I ♥ ㄱㄴ(관능)"
늘씬한 키와 몸매 이쁘장한 얼굴. 그녀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섹시! 섹시는 눈뜨고 찾아볼 수 없는 여자.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남자들을 홀릴 수 있는 관능美! 그런 그녀의 부족함을 채우란 동네파의 숨은 소망이 숨겨 있습니다.

주초췌 " I ♥ ㅁㄴ(머니)"
주초췌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응할 수 있는 문구. 그녀의 인생에서 이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동네파에서 사리분별이 가장 확실한 그녀는 친구들의 이직과 사표에 관해 냉정한 처리를 해주기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너 얼마 받는데?"

쩡아 I  "♥ ㅇㄲ (어깨)"
80년대 복고의 바람이 불면서 어깨뽕등 다양한 패션이 등장하고 있는 요즘. 왜소한 어깨는 그녀가  극복해야할 대상입니다. 이번 티스츠에 '뽕'을 넣어 제작할 것을 주문했지만 안타깝게도 단가가 맞지 않아서 제작 중단에 들어갔습니다. 새해에는 그녀에게도 ㅇㄲ 가 생기길.

앙증  "I ♥ㅅㄴ(소녀)"
평소 이미지와 달리 낭만과 더불어 소녀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그녀의 모토입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동료에게 '알러뷰 스님이냐?"라는 말을 듣고 졸지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나 괜찮습니다! 그녀가 꿈꾸던 순정만화 속에서는 언제나 비련의 사랑이 그려지기 마련이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윤댕 "I ♥ ㅇㅉ(엣찌)" 
철밥통과 기술 집과 차. 모든 것을 소유한 그녀. 이제 그녀에게는 폼나는 인생만이 필요합니다. 그녀에게 필요한 건 삶의 '엣찌'. 하지만 'ㅇㅉ'가 '우째'로 구수하게 읽힐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폼이 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버니 "I ♥ ㄹㄹ(로리)"
로리스러운 삶을 추구하는 버니. 옷을 제작하기 전에 "I ♥ ㄹㄹ"로 할것인가 "I ♥ ㄹx2"로 할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녀가 정식으로 '로리'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꽤 비싼 돈이 든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역시 '알러뷰 머니'를 외친 주초췌가 가장 현명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마망 "I ♥ ㄴㅊ(눈치)" 
원래 그녀에게는 "I ♥ㅅㅅ(센스)"를 주려고 했으나 'ㅅㅅ'이 아주 야하게 읽힐 가능성이 있는 바람에 제작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A를 말하면 B에 대해서 대답하는 그녀. 그녀가 빨리 'ㄴㅊ'를 찾아 무난한 대화를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금댕 "I ♥ㅋㅌ(칼퇴)"
 작년 이맘때 그녀는 고된 업무로 시달림을 받고 있었습니다. 요즘에는 거의 100%에 가까운 ㅋㅌ를 자랑하고 있지만 방심은 금물! 언제 또 다시 그때와 같은 일이 발생할지 모를 일입니다.

 

그 외 제작품

이날 공연준비로 참석하지 못한 만두는 "I ♥ㄷㅇ(득음)"으로 선정. 음악에 대한 강한열정과 눈이 멀어서라도 음을 얻겠다는 강한 의지(서편제참고;;;를 다짐했습니다. 언젠가 그녀가 피토하면서 득음할 경지를 기다리며.... 제발 동네파 모임만은 참석을 바라는 바입니다. 신년회 이후로 누구도 그녀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참석하겠다고 하면서 이날 참석하지 않은 서눈물은 "I ♥ ㅈㅈ(절제)". 감정의 절제와 눈물의 절제, 통신판매와 인터넷 쇼핑의 절제. 무수히 많은 약속의 절제를 필요로 하는 인물이기에 'ㅈㅈ'를 선정했습니다. 하지만 연희동성당 신부님 曰 "알러뷰 저질이냐?"라는 명언을 남기셨다고 하는 군뇨. 신부님의 경건한 눈에도 '저질'로 보인다니 그녀는 조만간 절제라고 써붙이고 다녀야할지도 모릅니다.



최근 잊고 있는 것

*시사인 구독료 (5개월째 연체)
제발 지로말고 내 통장에서 그냥 빠져 나갔으면 좋겠다고!!


계속 못하고 있는 것.
*저축
이 나라가 북유럽같은 복지국가가 되지 않고서야
여든에서 백살까지 살 내 인생을 생각다면 저금을 안할 수가 없을텐데...
그래서 더더욱 진보당을 응원할 수 밖에 없는 것인가;;;
*한양문고 가기
잊고있어서 못가는 것이 아니라 돈이 없어서 못가는 것
*독서
올해 들어 (만화책 제외) 나의 독서량을 안다면 다들 기절할 듯.
죄다 건드리기만 하고 아직 한권을 마무리 지은 것이 없다;;;
*자전거 타기
아직 여의도 오는 길에는 빙판이 그야말로 고구려 수레 굴러가던 만주벌판같이 펼쳐져 있음.
옥상에 있는걸 꺼내서 닦아야 한다는 부담 20%.+ 녹이 슬어 있으면 어쩌지 란 두려움 70%.
그래서 아직 외면 중.
*여행.
나 내년 서른인데 아프리카는 고사하고 서울 밖을 못벗어나고 있다 ;ㅁ;
인자기(73년이 아직도 공격수로 뛰다니 독한새끼ㅜㅜ)가 아무래도 밀란 떠날것 같은 분위기가 예감이라 더더욱 살떨림.
*우리 출연자에게 초코렛 보내기
발렌타인데이 기념으로 준비했는데 초코렛과 과자 비타민 씨 죄다 구입해 놓고는
정작 박스 살 돈이랑 소포 부칠 돈이 없네예~


요 며칠 나의 모토
절약. 25일 월급까지 내 수중에 남은 돈은 17000원
술자리 약속을 피하라.
밥은 굶어라(남과 함께 먹으면 차값이라도 내게 된다!)
택시를 타느니 차라리 걸어라.


눈물로 구하고 있습니다.
H2 전권(1-17).
개똥이 8권(8권임돠. 1권부터 7권까지는 소장 중)
플라이 투 더 스카이 6집.
Tom waits - Blood Money


변화
우리집에 살고 있던 하숙생이 이사갔다. 드디어 우리집 막둥이가 돌아오나 봅다.
하숙생이 사용하던 화장실(엄마방 화장실 이용) 쪽은 얼씬도 안했던 터라 집에 훨씬 넓어진것 같네예.


최근의 발견
-산울림 8집에는 <오줌싸개>란 노래가 들어 있음. (오줌싸개는 내 친구 ㅇㅈㅇㅎㅅ의 별명. 방구쟁이 똥싸개 트름쟁이인 이대부고 여꼴통 4인방의 별명 중 하나임 ㅋㅋㅋ)
-슈베르트는 막판에 내 취항의 칙칙한 노래를 미친 작곡했더군뇨. (덕분에 피아노 트리오 E플랫 2악장을 백번도 넘게 듣고 있음)


이딴 잡설 다 때려치고, 개편 새로운 구성에 대한 대안이 나 생각하란 말이다!!!!!
나는 이번주 내내 야근+철야+주말출근 중 ㅠㅠ
서울 올라온 선주도 못만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인생은 타이밍이란 진부한 소리를 하고 싶은건 아니다.  
설연휴를 맞이하여 밀렸던 책을 집어 들었다.
이진경씨의 <역사의 공간>을 2장(소수적인 역사는 어떻게 가능한가?)을 읽었는데,
하필 아바타를 예매한 날이 어제였다. 

마사이 부족과 인디언을 뒤섞은 부족이 푸른색 피부에 CG로 덧그려지고
샤머니즘이라고 비하했던 것을 그들의 종교와 세계관으로 포장해서.
영미권의 시민 남성이 그들의 문화를 동경하고 하지만 그 부족의 운명은 영미권자에 의해서 구출된다. 마지막 해피엔딩을 보면서 역시 "미시간 표 헐리웃 영화"라고 냉소를 금할 수가 없다. 여튼 그 모든 게 폭력이란(심지어 박사가 학교를 세우고 있었던 것 조차)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일본 영화였다면 나무신에 의해서 모두가 소멸되지 않았을까... 라고 하면 모노노케히메구나;;;)

<불의 기억>을 다 읽고 어떤 느낌이 들었더라?
모든 내용을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매 장마다 분노하고 치를 떨던 감정은 기억한다.

'가진자'가 '다수'가 되는 세상이기에 내가 '없는 자'의 입장에 살 가능성이 훨씬 높아서 인지는 모르겠다. 마지막에 냉소했을 지언정 영화 내내 당하고 있는 나비족을 보는건 힘들고 괴로운 일이었다.

"그런건 '미신'아니야?"  천주교 신자였던 친구의 한마디에 조금은 답답함을 느꼈다.
누구는 영화를 보고 공감하고, 그 바깥의 구조까지 보고 냉소하고, 누구는 영화 속 이야기를 종교적 잣대로 구분한다. 같은 영화를 보고도 느끼는 것이 이렇게나 다른데, 모두가 같은 세상을 꿈꾸는 것 따윈 절대 오지 않으면 어쩌지?

여튼, <역사의 공간>을 읽고 <아바타>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고 있다. '잉여'가 가지고 있는 '폭력성'에 대해서 누군가를 붙잡고 대화하고 싶었다. 세상 모든 것들로 부터 필요한만큼을 받고 사용하고 언젠간 그것을 돌려주는 삶. 그렇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 '잉여'에 찌들은 삶을 이십구년동안 살면서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하지만 그것에 대해 토로하고 대화하고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표현한다해서, 그 죄 값을 '속죄'할 수 있는 일일까?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슈동 클럽 들어오삼! 현재 슈동클럽에서 2010년 하반기 티셔츠에 대한 의견 공모 중. 알러뷰 티셔츠 문구 컨펌내달라! 아울러 난 대체 뭘하면 좋을지 의견 바람. ㅠㅠ #
  • 낯선목소리가 전화를 걸어서 다짜고짜 '요즘 뭐하냐고 너 어딨냐'고 묻는다. 알고 보니 동창생. 십년만에 듣는 목소리. 야! 너무 반갑다 임마!!! ㅋㅋ #
  • I'm your man 이라니 가사 한번 마초적이면서도 말초적이구나. #
  • 결혼을 한다 해도,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은데 이런 결혼식이라면 도전할만 한 것 같다. ㅋㅋㅋ +_+ #
  • 알러뷰(I ♥)슈동 티셔츠 문구로 정녕 나에게 가장 절실하고 반드시 필요한건 뭘까요? ㄱㅅ(금식), ㅁㅍ(명필), ㅊㅅ(청순), ㅈㅅ(정숙) 빨리 마음을 정해야할텐데;;; #

이 글은 앙증님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인간관계가 어렵다.
평생 담아두고 두고두고 보고 싶은 사람들이 참 많다.
그런데 그렇게 갈 수 있는 사람은 몇 되지 못한다.
그리고 그건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내 맘대로 될 수 없다. 그걸 알아서 더욱 어렵다.

선의 구분도 어렵다.
어느 선까지 유지해야 어느 정도 깊게 만나야 '나는 당신을 만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일 년에 몇 번 숫자로 표현할 수 있어야 '연락하고 지낸다' 선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일까.

나에겐 그리운 얼굴들이 참 많다.
같이 커왔던 교회 언니들, 보고 싶은 대학 선배, 안쓰러운 동아리 후배, 웃음나는 중고등학교 동창생들. 일 시작하면서 알게 된 존경하는 사람들.
새로 정을 주고 공통된 기억을 쌓고, 새로운 공통사를 만들어야 지속 가능한데 그걸 유지하는 일은 품이 든다. 그 품을 내고 짬을 내는게 참 어렵다.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고들 말하던데,
자꾸만 작은 관계속에 매몰되어가는 것 같아서 때때로 불안하다.

점점 전화도 걸기 어색한 사람들의 이름을 들여다 본다.
내가 챙기고 안부를 전해야할 사람들의 기준은 어떻게 잡아야할까?
나에겐 그 누가 연락을 줘도 반가운 목소리일텐데. 그 이름들을 재고 자르고 고를 때마다 드는 섭섭한 감정은 어떻게 모아서 어떻게 처리해야하는 걸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인생역전'이라는 전자파 스티커를 붙이고 다녔던 친구가 있다. 여제 집에서 보니까 'ㄱ'이 떨어졌단다. '인생여전' 한글자가 커다란 차이를 만든다. 그 친구의 삶은 여전해도 아름답다. 다행이다. #
  • 편구 쓰면서 들을 배경음악은 Leonard Cohen - Dance Me to the End Of Love역시 빛바랜 듯한 오래된 목소리가 좋다. 원본 새된 목소리의 아가씨보다 걸쭉한 여자의 목소리가 더 좋다. 존파울의 노래도 좋았지만 일단 오늘은 레너드의 노래로.(Leonard Cohen, Dance Me to the End Of Love) #
  • 프리뷰하는데 손가락은 아프지만 이번 출연자는 너무 이쁘고 사랑스럽다 ㅠㅠ 그토록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지고 있는 고운 마음씨와 가족을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는 열정.너무나 대단해 박수를 보낸다. 다시 한번 생각한다 “급식을 포함한 교육은 무료가 의료는 무상이” 되어야 한다(무상의료무상교육) #
  • 책장에꽂힌것만이라도 우선으로 만화책목록정리를해야겠다 문제는 원고쓰는 오늘같은날만자꾸 생각난다는데있다 ㅋㅋ(me2mms me2photo) #

    me2photo

  • 은지마망에게세뱃돈받았다ㅋㅋ(me2mms me2photo) #

    me2photo

이 글은 앙증님의 2010년 2월 1일에서 2010년 2월 6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표지
(역시나) 고전은 최고! 고전은 영원하다! 라는 모토를 가지고 제작된 이번 달력.
우아한 드레스를 입은 채 열맞춰 앉아 있는 동네파의 모습을 담았다.
특히나 고전미가 더해진 나들이용 모자가 동네파의 위엄에 한몫을 담당하며
올해 달력의 컨셉을 고스란히 전해주고 있다
조금 안타깝게도 제작자의 실수로 인해 수퍼도'네'파캘린더 되었지만,
제작 당시 회사 원고의 압박과 더불어 슈동 엠티가 있었던 한주의 빡빡한 일정을 감안하여
조잡한 눈에도 잘 안띄는 실수 따위 눈감고 넘어주도록 하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2월
과연 동네파의 왕녀는 누구이며 몸종은 누구인가?
17세기 스페인 화가 벨라스케스의 작품이자 사실주의 기법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시녀들>을 응용한 작품.
금발의 마르가리타 역할은 슈동클럽 명예의 전당에 오를만한 주기자의 사진(올린이 이금댕, 추천이 역시 이금댕)을 이용. 파란만장+요절한 삶을 살고 간 마르가리타 공주의 얼굴에 덧씌웠다. 그런 주기자를 보고 환하게 웃고 있는 미녀소소의 미소에서는 '나 최근 연애한다'라는 여유넉넉함은 물론, '세상은 아름답다'는 관조의 미소가 보인다.
액자에 껴 있는 마망의 모습에서는 '이 엄마는 언제 어디서든 너희를 지켜보고 있다'라는 단호함이 엿보이며 그 눈빛을 살리기 위해 해상도 높은 사진을 이용한 것은 제작자의 치밀한 계산의 결과.
원본 사진에서 뒤집어 쓰고 있던 빵모자 덕분에 화가 벨라스케스로 분장한 만두의 모습과  저 멀리 문밖에서 방안으로 들어오는 금댕의 표정이 생생하게 잘 살아난 작품.





사용자 삽입 이미지
4월
2010년 동네파의 새로운 부흥을 예고하며 보티첼리의 <봄>을 선정. 가운데 미의 여신 비너스의 영예는 서눈물이 안았다.
제일 왼쪽 비구름을 부르는 메르쿠리우스는 만두에게 돌아갔다. 메르쿠리우스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상업의 신(神)을 상징하는 전대와 모자를 그대로 뒤집어 씌웠음을 상기하기 바란다.
그 옆의 세 봄의 여신 역할에는 윤댕 쩡아 주기자에게 돌아왔다. 클로리스 역할을 하고 있는 금댕을 납치하기 위한 제피로스 앙증. 특히나 그의 애교머리와 반대되는 폭력적인 인상이 돋보인다.
가장 신경써서 봐야할 부분은 에로스(큐피트)로 분장한 한버니. 사랑의 화살 통을 어깨에 메고 있는 그는 과연 누구에게 화살을 쏠 것인가? 그 누가 한버니에 이어 연애를 시작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7월
비너스의 탄생
우라노스의 거시기(?)가 거품이 된 뒤 조개를 타고 온(세오랑과 해오녀도 아니고) 비너스 역은 주기자의 '웃어요'표정이 차지했다. 조개를 테이블 삼아 커피를 마시는 쩡아가 보인다. 4월 달력 '봄'에서 등장했던 제퓌로스 역할은 한버니가 차지했고 튕기다가 연인이 된 클로리쓰 역할은 만두에게 돌아갔다. 비너스에게 옷을 가져다 주는 계절의 여신 역할은 금댕이 맡았는데 그녀의 표정엔 추워보이는 주기자에 대한 안쓰러움이 녹아난다.
이 와중에 주기자에게 머리삔을 강매하는 김마망의 (가증스런)웃음에 속지 말도록 하자.








이번 우리 출연자는
여드름 잔뜩 난 얼굴에 씨익 웃는 미소가 무척 귀여운 소년이다.
수줍은 미소 만큼 마음씨도 곱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도 지극하다.

하지만 그 착한 아이가 어려운 형편에 공부를 하기 위해선
알면 가슴아파 하실까봐 엄마 몰래 급식을 굶고, 그 돈을 모아서 문제집을 사야한다.
한달에 한번. 헌혈을 해서 받은 문화상품권을 모아 참고서값을 마련해야한다.

열정을 다해, 자신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그 애의 모습을 불쌍하다고 말하고 싶지 않다.
동정은  자신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상대에게 베푸는 감정이기에-

그 애는 결코 불쌍하지 않다. 하지만 위태로워 보인다.
그 곱고 고운 마음이 언젠가 돈이 근본이 되는 세상에 부딪혀서 상처 입을 것이 보이고,
좋은 학교 간다 하더라도 비싼 등록금, 허울좋은 브랜드들로 치장한 친구들 사이에서
스스로를 부끄럽게 여길까봐 두렵다.
그래서 나를 이토록 감동시킨 그 순수함을 잃게 될까봐, 가슴아프다.

치열함과 맹목적인 것은 왜 가지지 못한 자들만의 것일까.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지치고 힘들고 괴로운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몫일까,

김상곤 교육감이 실시하려고 했던 무상급식 정책을 뒤집어 엎은
딴나라당 개새끼들, 경기도교육청 썩은 윗대가리들만 생각하면 정말 욕을 한바가지 해주고 싶다.


그 애는 오늘도 엄마를 위해, 자신의 꿈을 위해 공부한다.
책상에 엎드리지 않기 위해 의자에 밧줄을 묶고,
혹시나 조는 자신을 깨우기 위해 손목에 건 고무밴드를 튕긴다.
손목시계, 책상 위, 집안 곳곳. 가리지 않고 붙여둔 포스트 잇 위에는 아직 이루지 못한 그애의 꿈이 한가득이다.

나는 그애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그토록 치열해야하는 것에 대해 분노했다.
그리고 분노에 대해서 생각했다.
 
분노를 깨닫는 것은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의 현실에 대해, 세상에 대해 분노한다.
하지만, 그 분노를 어디에 쏟을지는 미처 생각하지 않는다. 욕을 하면서 비야냥 거리면서, 때로는 비웃으면서. 하지만 그 분노는 그렇게 소모되고 해소될 것이 아니다.

그 애의 밝은 미소가 너무 예뻐서, 프리뷰테잎을 보면서 몇번을 울컥했다.
정말 최선을 다해서 꿈을 그리면 그린 만큼의 미래가 돌아올거란 믿음을 지켜주고 싶다.
그런 세상이 되야만 한다고 생각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를 좀 안다 사람은 모두 아는 사실이겠지만,
나에겐 한결같은 취향이 있다.

전인권, 엑스재팬 보컬 토시, 루나씨 베이시스트 J, 최민수, 김장훈, 홍경민(3집 '운명' 부를 때), 탐웨이츠, 레너드 코엔, 이기 팝에 이르기까지. 내가 과연 죽기 전에 이런 목소리를 얼마나 더 찾아낼지는 의문이지만, 이들은 모두 내 취향이다. 올곧고 한결 같은 취향.

세월에 빛바래 거칠고 닳고 생채기 많이 난 목소리가 좋다. 고음을 질러 댈 때 가래가 끓으면서 녹슨 드럼통이 모래 언덕을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를 들으면, 내 안에 내재된 모든 스트레스가 마모됨을 느낀다.
그런 목소리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무언가를 향해 날카롭게 돌진하는 대신, 먼 발치에서 관조하고 포기하고 체념할 줄 아는 한(恨)이 담겨서. 그래서 수 많은 세월이, 그 속에 묻어나고 다채로운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아마도 그래서겠지. 그런 것들이 자꾸 맞닿다 보니 공감하게 되고, 그게 또 재미있고 흥미로워서 취향으로 굳어진 거겠지.

정말 웃긴건 이런 남자들의 음성을 듣고 있노라면,
거친 세월의 풍파에 휩쓸려 나도 멋대로 살아보고 싶단 느낌이 든다.;;;;

우선 기지무늬 양복을 입는다. 셔츠와 조끼 회중시계까지 반드시 모두 착용 한다. 머리에는 중절모를 쓴다 턱선에는 반드시 구렛나루가 멋지게 자라 있어야한다. 담배(반드시 영국산 시가)를 입꼬리에 머금으며, 술(반드시 적정량의 얼음을 탄 위스키)을 (다이아 왕반지를 낀) 손으로 한잔 들고, 클럽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아가씨에게 다가가 담배 연기를 길고 멋지게 뿜어주고 싶다. 만약 내가 내 취향의 거칠고 굵은 목소리를 가진 남자였다면, 통장 잔고 따위 걱정하지 않고 통 크게 아가씨의 모든 술값을 계산해주리라! (서양 펍 같은 곳에 골든벨이 있는지는 의문이지만) 아가씨가 흡족해 한다면 일주일 정도 배를 곯는다 해도 골든벨도 울리리라! 아가씨가 나를 거절하고 무례하다며 해서 싸대기를 날릴지라도 내 콧수염을 엄지와 검지로 멋있게 꽈배기를 만들며 (개의치 않는듯)'허허허'(라고 세번 이상) 웃어 주리라!

마초를 증오하면서도,
그따위로 살아보고 싶은 이율배반적인 마음은 무엇이란 말인가?

여튼, 그것은 나의 로망!
바닷가 소금물에 절여져 녹슨 드럼통 변색된 쇠맛나는 남자의 목소리는 나의 판타지!
삶이 딱 한번이 아니라, 두번 세번 정도 주어진다면 허랑방탕한하고 허황되고 허풍스럽게 한 번 살아봄직도 할텐데. 어찌하여 생은 단 한 번 뿐이란 말인가!!!
소심한 주제에 하고 싶은건 많은 B형인 나는 그저 마냥 제자리다.


그냥 지금 편구 쓰고 있는데, 편구도 잘 안쓰이고 집에 빨리 가고 싶기도 하고, 내일 찾아야할 아이템이 한바가지인데다, 어제부터 "Leonard Cohen - Dance Me to the End Of Love"를 듣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해 나를 포함한 슈동은 큰 부담에 직면해 있다.
서른이 되기전 할 수 있는게 뭘까 고민이 많다.
어제 모여서 노는 자리에서 슈동에게 고민을 토로했더니,
목표를 설정해서 올 한해 제대로 놀아보잔 결론이 났다.




서른이 되기전 슈동이 꼭 해야할일

 1.슈동 티셔츠(슈퍼동네파다모였다) 입고 클럽가서 부비부비하는 애들 사이에서 우리끼리만 강강술래원그리고 춤추기 (연재 예정일 9월 30일 목요일)

2. 여행계해서 여행가기 (남해 or 제주도 건의 나왔음)

3. 윤댕이를 보러가자 (공군수련관인가 꼭 예약)- (동해에 발담글 수 있는 여름으로 결정)

4. 자전거 타고 난지캠프장 가서 캠핑 - 5월 예정(쩡뿌까는 대중교통 이용 요망)

5.뮤직비디오 찍기 - 수년간의 숙원사업임, 그러나 내가 편집을 배워야 하고, 만두가 노래를 작곡해야함. 만두가 작곡을 못할 경우 그냥 기성곡을 골라서 만들 수도 있음

6.할로윈파티- 각자가 맘에드는 의상과 분장을 하고 만나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다가 클럽따위 들어가지 않고 홍대에서 맛있는걸 먹고 파함.

7.수상스포츠-
이구만이 강력히 건의, 레프팅이나 수상스키 바나나보트 타기. 10명인원이면 단체할인도 적용가능함. 김도도네 회사 콘도 이용하면 남한강에서 즐길 수 있음.

8.10명이 야외수영장가기-특히 선수용 수영복을 입어야서 튀겠다는 의견이 지배적

9.수영대회 - 8번과 동시에 진행 가능함. 두팀으로 나눠서 릴레이 하기로함. 튜부타고 떠다니는 사람들은 알아서 피해야함.

10. 눈썰매 타고 눈싸움 하기 (폭설시 즉시소집, 소집장소 연대 언덕, 쌀푸대 자루나 비닐봉지로 충분함)

11. (버니빼고) 의좋은 형제, 의상한 형제 하기

12. 총선후 선거하면 주는 고궁할인표로 궁궐방문-다과 및 샌드위치 준비, 꽃이 만발한때 사진찍기 , 사진을 스티커로 뽑기

13. 배드민턴 대회 (체육대회때 동시 진행가능)

14.밤중에 연대 인조잔디 위에서 치킨을 시켜먹고(앙증의견) 수건돌리기 하기(은경 의견), 이때 게스트로 이화연참가. 속행되는 게임은 아이엠 그라운드임. (이구만의견) 자신의 슈동이름에 맞는 모션을 꼭 만들어서 참여바람.

15.자연학습장 소풍 - 이번에는 제대로된 최선을 다한 도시락을 준비,이날의 이벤트는 사생대회, 제비를 뽑아서 서로 얼굴을 그려주는 대회를 열 예정. 이게 뭐냐고 눈물흘려도 어쩔 수 없음. 액자에 걸기

16.10:10 미팅 --->이 의견은 댓글통해 찬반 표시바람. 모두 찬성시 앙증이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 신청자를 모아 오디션볼것임.

17.복불복 대회 - 두팀으로 나누어 제비뽑기를 함

18. 밤에 연대 운동장에 모여서 숨바꼭질을 미친듯이 하고, 새벽에 찜질방에서 목욕하고 아침에 헤어짐. 찜질방 (숲속랜드, 봉원사 근처) 찜질방에서는 보드게임 예정

19. 12월 31일 신년 해돋이 보러가기 야호!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진보신당 가입했다. #
  • 동생방에 있는 디스크체어를 내방으로 옮겼다. 방이 훨씬 넓어 보이긴 하는데, 허리가 확실히 펴진 느낌이 나긴 하는데, 이젠 다리가 아프다.(세상만병통치약은존재하지않는듯) #
  • 굉장히 오래간만에 겪는 일인데, 아이템이 없다…. #
  • 구할 길 없어서 곰녹음기로 녹음한 다테다카코의 음악파일이 내 하드에서 사라졌다;;; 포맷하고 하드 이동시키면서 지워진거 같은데 대체 내가 무슨짓을 한겨. 아흙!ㅠ-ㅠ 그야말로 이 가수를 소개시켜준 영화 제목과 꼭 일치하는구나 정말 “아무도모른다”…(내녹음파일돌리도) #
  • 나는 대체 왜 남이 해준 프리뷰를 볼 땐 집중하지 못할까? #

이 글은 앙증님의 2010년 1월 25일에서 2010년 1월 29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어제는 간만에 (평일) 쉬는 날이었다. 머리자르고 병원들리고 쩡아랑 신촌 북오프를 찾았다. 나의 배낭 속에는 등짐, 책 서른 일곱권이 들어 있었다. 헌책을 들고 오면 쳐주던 가격에 50프로를 덤으로 준다는 쿠폰이 있었다. 거기에 꼬여서 며칠 내내 책 정리를 했는데, 그 서른일곱권을 37800원 밖에 안주더라. 인체포즈집 같은건 알라딘에서 팔아도 제법 돈 받을지도 모르는데;;; 이왕 지고 온 내 노동력이 아까워서 그냥 팔았다.

근데 그 책들이 정녕 아깝다면 거기서 돈을 쓰지 말았어야 했다. 하지만 견물생심이라고, 보이는게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걸 고르지 않을 수 없고, 골랐는데 두고 나올수는 없는 일이었다.
 
계산하자마자 유유히 북오프를 나서겠단 결심이 무색. 결국 나는 바구니를 집어들었다. 프린세스 전권 중에 유일하게 빠진게 20권이었다 1000원이더라. 하백의 신부는 읽을 생각이 없었는데 쌔삥한 새거가 보기 좋게 놓여있어서 결국 지르고 말았다. 이거 올해 드라마 된다고 들었다;;; 그리고 절판된 플라이투더스카이 5집을 골랐다. 이거이거 알라딘 중고에서 배송비 주면 근 새CD 값 되던거 아닌가, 이게 왠 횡재인가 싶었다.
그리고 눈에 띈게 김건모 2집! 무려. 내 스무살 명곡 <우리 스무살때에>가 수록된 명곡. 이문세 골든 베스트 앨범도 샀다. 사이먼 앤 가펑클 베스트도 골랐고. 결국 내다 판 책이나, 내가 들고온 책이나 거기서 거기가 되버렸다.

이왕 나선 김에 확실히 돈을 써주리라. 신촌로타리에서부터 현대백화점 동교동 연남동으로 이어지는 헌책방 순례를 시작했다.

 헌책방에서 문계주 단편집을 구했는데! 아 정말 집어 들었을 때 울컥했다. 이런 소소한 개그로도 그 시절 그토록 깔깔대고 웃었다니. 개그도, 소재도 참 소박하다. 불륜이나 남의 불행을 바라는 일 따위 아무것 하나 없다. 작은 다툼 작은 고민 사소한 갈등. 그것만 넘어서면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
그 옛날, 나를 비롯한 모두들 바라는 게 참 작았다. 행복을 담는 그릇의 크기가 작으니까 조그만 행복으로 가득찼던거다. 지금은 그게 너무 커다란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이런 작은 행복으로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지도 모르지. 아니면 세상이 자꾸 그릇에 구멍을 내는건지도 모르겠다. 조금 채워질만 하면 모두 새어 나가게 그래서 콩쥐가 채우던 물독처럼 아무리 담아도 채우지 못하는 걸 수도 있고.

중고 만화책 서점에는 이케다 리요코의 <에로이카> 만화책을 발견했는데 전권 세트로 사야한단다. 난 1권부터 5권까지 가지고 있는데;;; 게다가 권당 3000원이란 말에 조용히 물렀다. 난 그여자 만화의 노예는 맞다. 하지만 나폴레옹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그닥 보고 싶지 않다. 조세핀의 허영 가득한 일생을 읽어내기엔 앙투아네트의 드레스를 동경하던 초등학교 4학년 시절에 비해 많이 비딱해졌다. 자꾸 자꾸 변하는 구나.

다음 헌책방에서는 미래사 한국인 100인 선정 시집을 두권 더 구했다. 전권을 모을 생각은 없지만 한번쯤 들어봤던 시인의 시집 정도는 구색을 갖춰놓고 싶다. 아마도 인체포즈자료집이 빠진 자리에 채워 넣을 수 있을 것 같다.

향미에 들려서 오향 돈까스를 먹었다. 오늘은 소룡포에 도전했는데, 맛있더라. 향미는 전체적으로 만두맛이 다 괜찮은 편인것 같다. 가격대비 양도 괜찮다. 큰 만두는 언제나 남겼더랬지. 하지만 나의 선택은 언제나 한결같다. 오향돈까스. 같이 먹는 사람 수가 좀 더 많았다면 다른 요리에도 도전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웠다.

스테레오가 사라진 연희동에선 커피숍의 선택이랄게 없다. 노손에 앉았다 담요를 두르니 나름 추위도 견딜만 하더라. 쩡아와 나는 지금까지 만화책에서 좋아했던 남자 캐릭터들의 조건에 대해서 말하더라.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대게는 돈이 많다. 이 돈 없으면 만화주인공도 못하는 더러운 세상~ (언젠가 포스팅을 할 예정이다)
그릇이 작아진다고 마냥 행복해지는게 아니라 콩쥐에게 나타난 두꺼비처럼 더러운 세상이 낸 구멍낸 자리 막을 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며칠전 뒷걸음질이 여의도로 놀러왔다.
전화통화만 근 일년째였고 네이트로 자판 두들기는 게 최근 우리들의 안부전달 방식이었다. 내용은 대게 한결 같다. 보고 싶다, 언제보냐, 만나면 할말 백만개. 그렇게 미루고 밀리다가 만났다. 드디어 만났다. 얼굴 보고 나니 할말이 어찌나 많던지. 만나면 할말 백만개는 정녕 과장이 아니었다.

뒷걸음질. 그네는 이번 만남에 소싯적 사진 사진을 수백장 들고 왔다.(과장 아니다, 반어법도 아니다, 정말 수백장이었다;;;) 곧 결혼하는데 처치 곤란이라며. 사진의 내용을 보니 참 그럴만도 하다.

앞머리 하트시절 사진이라니, 아 정말 나 스무살적 사진이구나. 답사 사진 해외여행사진 학술제 사진. 그냥 강의실에서 찍은 사진. 소풍가서 찍은 사진. 이렇게 못난 얼굴을 하고 정말 찍기도 많이 찍었다. 이것저것 저장용 사진을 가져가고, 뒷걸음질이 소장하고 있어선 "절대" 안되는 처참한 사진도 골라내고.

영원히 베스트 먹을 것 같은 열댓명 되는 여자아이들은 결국 두동강 난 채(정확하게는 네동강 다섯동강인가?)로 헤어졌지만, 이젠 아무 느낌이 안든다. 그저 한발짝 멀리서 관망하고 '그랬었지'라고 되뇌이는게 전부다. 4년 5년 정도 시간의 거리를 떨어져 냉정히 판단하면 확실하게 전체가 보인다. 어차피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자주 볼 얼굴은 아니었다. 해봤자 결혼식이 축의금 내주고 뒷줄 서서 단체사진찍는 정도였겠지. 근데 그 관계에 대해서 난 참 많은 의미를 부여했었다. 4학년에 올라가면서 애들이 갈라질 기미를 보일 시절엔 그게 참 안타깝고 어쩌면 좋을까 걱정도 많이 했는데, 지금 생각하면 그 걱정이 참 부질 없다. 어차피 그정도 밖에 안되는 관계였다.

관계는 일방적일 수 없으니까.
그렇다. 관계는 일방적일 수가 없다. 욕심으로 계속 이어질 선이 아니었다.  

여튼 문제의 그 사진이 나왔다.
3학년 말, 학생회 선거 떨어져서 졸라 울고 정말 목이 쉬게 울고 또 울고 쪽팔려서 학교 못다니겠다고 퉁퉁 부은 눈의 내 사진. 하지만 사진 속, 나는 혼자가 아니었다. 나를 위한답시고 애들이 학교 곳곳에 붙은(심지어 에스컬레이터 타야하는 M관에서 떼온 포스터도 있었다) 선거포스터를 떼왔다. 그리고 나에게 싸인 받고 있었다. 나름, 신** 싸인회라면 싸인회 인데 그 비참하고 억울하고 창피하고 분통터지는 그 순간에 뭐 좋다고 나는 활짝 웃고 있더라.
나는 그 사진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그시절. 그렇게 울고불고 깨방정을 떨던 와중, 이게 절망의 나락이 아니면 뭐냐며 꽥꽥댔던 그 때에, 한번쯤 웃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하루쯤 울고 나면 다음날부턴 웃을 수 있는 망각의 미(美)도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내 곁엔 위로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 '사람'이야 돌고 돌아 바뀌기도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나'다. 울더라도 다음날엔 웃을 수 있는 '나'.

그 사진을 뒷걸음질에게 받아왔다.
퉁퉁 부은 눈에 하트머리에 살도 지금보다 더 쪄 있고, 못나기도 오지게 못났지만.
그날 내가 눈물 속에서 웃음을 적당히 비빌줄 알았듯, 앞으로의 삶도 적당히 비비면 살만할 것 같았다. 눈물과 웃음의 농도를 적당히 조절하는 법. 이걸 잊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참 살만하다 싶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나는 마음만 먹으면 편구를 5시간만에도 쓰는 아이다. 문제는 마음먹기란 쉽지 않다는데 있다.(오늘동네파들과수영은갈수있나염?) #
  • “우린 언제쯤 어른의 고민을 하게 될까?” 친구가 물었다. 어제 오늘 곰곰히 생각했다. 가능한만큼 늦추고 싶다. 지금의 나는 꽤나 행복하고 안정적인 상태이므로. #
  • <시사인> 기사 중 백상웅씨의 말이다. '희망을 가지라'는 말은 '참으라'는 말이라고. 여러모로 옳다. 참 맞는 말이다. 버스에서 고개를 끄덕일 정도였다. 그만 참을 때가 왔다. 제발 좀 그만 참아줬으면 싶다. #
  • 탈당계 냈다 난 이제 엄마편 ㅠㅠ #
  • Donna Donna “송아지들은 쉽게도 잡혀서 도살장으로 끌려가지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도 모른채 말이야 하지만, 누구든 자유를 소중히 여긴다면 제비처럼 나는 법을 배워야 한다네.” 용산 관련 기사를 읽었다. 어제부터 난쏘공을 다시 읽는 중이다. #

이 글은 앙증님의 2010년 1월 19일에서 2010년 1월 21일까지의 미투데이 내용입니다.



우체국 들릴 일이 있었다. 평소 지나던 우정골목이 아니라 연희교회쪽으로 몸을 틀었다. 골목 어귀 조금 낯선 풍경이 눈에 띄었다. '그동안 감사했읍니다 건강하세요'. 비어버린 미용실을 들여다 봤다. '헤어킴 사장 미세스 김' 언니는 그렇게 떠났다.

'5000원짜리 학생커트 2만원짜리 파마'.
대학생들 동네 아줌마들 상대로 미용실이 참 많이 생겼다. 그래도 동네 아줌마들 줄줄이 머리에 수건을 얹고 TV를 보고 있는 미용실은 '헤어킴'미용실이 유일했다. 작년 이맘때 쯤 파마약 때문에 독이 올라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염색 안해요, 파마 안해요' 써붙여도 동네 아줌마들은 '이번 한번만', '나만'을 외쳤다. 그래서 결국 언니는 이렇게 안녕을 고했나보다.

언니를 처음 만난 것은 중학교 1학년. 진아미용실에서였다. 당시 언니는 '미스 김' 시절이었고, 진아미용실 사장에게 고용된 종업원이었다.  손님이 8명 9명 몰려 있어도 진아미용실 사장 아줌마는 가위를 들지 않았다. 밀린 손님은 모두 미스 김 언니의 몫이었다. 나는 엄마에게 언니가 안됐다고 말했다. 엄마는 그게 사장과 종업원의 차이라고 말해주었다.
중학교 1학년 당시 커트비용 5000원. 그리고 나는 두달 전까지 언니에게 5000원을 내고 머리를 잘랐다. 언니의 손을 타지 않고 머리를 잘랐던건 진아미용실이 망했을 때 몇달, 대학교 졸업후 호일파마했을 때 세달, 언니가 출산휴가로 문닫았을 때 한달이 전부다. 모두 합하고 빼도 15년이 된다.

진아 미용실이 망했던건 나 대학때 일이었던거 같다. 몇달의 시간이 흘렀다. 우연히 동네 골목에서 마주친 언니는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학생, 저 여기다 미용실 차릴거예요. 그럼 이리로 와요.' 언니는 드디어 사장이 됐다. (비록 종업원은 없을지라도) 그때 본 언니 모습은 참 행복해 보였다.

우리 할머니 누워계시던 몇년. 출장까지 와서 머리 잘라주면서 단돈 천원도 더 안받으려고 했던게 생각난다. 나 맹장터졌을 때 3일 안감은 머리를 감겨주던것도 언니였다. 그러면서도 샴푸값 천원을 더 안받았다. 마음씨 참 착하다고 동네 아줌마들한테 칭찬도 자자했는데.
그 고운 마음씨 만큼 행복한 모습만 봤으면 참 좋았을텐데,
 
아기 낳고 한달 더 쉬고 싶었는데 신랑이 화내서 미용실 문열었단 말이 자꾸 맴돈다.
자기 수요일 하루 쉬는데 그날도 밀린 집안 일로 쉴새가 없다는 말도 생각난다.
언니의 남편은 변변히 하는 일이 없다는 동네 아줌마들 말도 생각이 난다.

언니를 기억하는 자리에서 '착취'나 '여성의 노동'에 관해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언니를 처음알았던 시절에 나는 그런 단어를 알지 못했음으로. 언니와의 기억만으로 언니를 추억하고 싶다. 하지만 부정할수는 없다. 언니가 조금 더 행복하려면, (계몽 소설 같은 문구지만) '이대로'여서는 안된다는 것. 적어도 '많은 것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말이다.

많은 걸 바라는게 아니다.
착하고 순박했던 언니의 그 고운 마음만큼만, 딱 그만큼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바란다.
세상이 참 모질다. 비정하고 혹독하다. 그 '당연함'이 뭐 그리 '어려운가.
그게 너무 속이 상해서, 미용실 그 빈자리를 들여다 보는 내내 자꾸 눈물이 났다.